농사용 전기요금은 올해 이미 두 차례나 올랐다. 한국전력공사는 4월과 10월에 농사용 전기요금을 인상해 1월1일 대비 농사용(갑)은 1㎾h당 16.6원에서 28.9원으로 74.1%, 농사용(을)은 34.2원에서 46.5원으로 36%나 높아졌다.

이런데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내년도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유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올랐고 특히 올해 한전의 적자가 사상 최대인 3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전력량요금 산정에 쓰이는 유연탄과 석유 등 주요 연료비가 크게 올라 내년 전기요금에 반영할 기준연료비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료비조정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기요금 부담이 큰 상황에서 내년에 추가 인상이 현실화한다면 농가경영과 농촌경제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당장 지금도 겨울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인데 가격이 급등한 에너지를 사용해 농사를 지어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차액 보전 381억원이 새로 반영됐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설령 신규 예산이 반영되더라도 전기요금이 계속 오른다면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에는 태부족하다. 지금은 되레 큰 폭의 증액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도 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전력 종류에 상관없이 요금을 일률적으로 정액 인상하는 행태를 더 이상 반복해선 안된다.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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