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강진군 기획홍보실

다산은 목민심서를 저술하며 서문에 이런 글을 남겼다. “군자의 배움은 수신(修身)이 절반이요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다. 요즈음 목민관들은 이익을 좇는 데만 얼이 빠져 있고 목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찌들고 병들어 줄줄이 진구렁으로 떨어져 죽는다. 그런데도 이자들은 좋은 옷과 기름진 음식으로 제 몸만 살찌우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백성을 향한 애타는 마음으로 청렴을 부르짖던 다산의 정신이 이곳 강진에 서려있다. 이에 공직자들을 비롯한 강진군민은 다산의 위대한 업적이 그저 옛글에 멈춰있지 않도록 앞서가는 청렴 문화를 꽃피워야 할 의무가 있다.

공직자에게는 누구보다 더 엄격한 청렴의 기준이 적용된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성실·복종의 의무와 품위유지의 의무를 지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도 청렴을 이끌어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함에 틀림없다.

이에 군에서는 청렴한 공직사회 조성을 위해 신규 임용자를 대상으로 청렴서약서를 작성하고 전 직원이 청렴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제7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와 연계해 군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청렴 캠페인을 추진하며 파란 청렴풍선과 반부패·청렴안내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렴문화를 정착하는 일은 공직자들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지 않던가. 공직자를 비롯한 전 군민의 일상 속에 다산의 청렴정신을 자연스레 녹여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국어사전 속 청렴은 ‘淸(맑을 청), 廉(살필 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로 정의된다. 영어로는 ‘upright’다. 영어 단어를 분석해보면 쉽게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옳은 것(right)을 바로 세우는 것(up). 자신의 자리에서 옳은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청렴한 삶인가. 우리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청렴’이라는 단어는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청렴한 삶은 훌륭한 길이지만 굳이 그 길을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내 일상과는 거리가 먼 얘기로 느낀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청렴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쉽다. 예를 들면 다른 이에게 친절하게 말 한마디 건네는 일도 청렴을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주머니 속에 있는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는 일도, 다양한 영상자료를 불법 다운로드 하지 않는 것, 신호위반·과속하지 않는 것도 모두 우리의 평범한 생활 속에서 청렴을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청렴을 다짐하는 시간이 작심삼일이어도 괜찮다. 그 삼 일이 모여 일주일을 만들고 일주일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될테니까. 청렴을 우리의 일상에 뿌려보자. 나의 청렴 씨앗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퍼져서 청렴 꽃밭이 될 수 있으니.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