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식/ 다산박물관 전시기획팀장

사자성어에 보면 表裏一體(표리일체), 水魚之交(수어지교), 魚水之親(어수지친) 등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말하는 다양한 말들이 있다.

다산 정약용과 다산초당도 이러한 관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산 선생님은 1801년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시작한다. 처음 거처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울 때 사의재에서 거처를 마련해 준 일화는 유명하다. 주모의 강단 넘치는 기개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다시, 다산 선생님은 고성사 보은산방을 거쳐 강진읍 제자 이학래 집에서 잠시 머물다 1808년 도암면 귤동마을 윤 단의 거처인 다산초당에서 10년간을 기거하게 된다.

이 기간은 유배 중 임에도 다산에 있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저술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산의 외가인 해남윤씨의 후원으로 제자를 키웠으며, 이 제자들과 함께 집필활동을 한 결과 50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긴, 2012년 유네스코가 인정한 올해의 문화 인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1818년 다산이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난 후 다산초당은 1890년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아 무너져내려 그 흔적만 남아있었다.

1956년 송령 윤재은 선생님과 전남대학교 이을호 교수를 비롯한 각계각층 66명의 뜻있는 분들이 모여 현재의 다산초당을 재건하게 되어 많은 사람이 찾고, 학생들의 훌륭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지면으로나마 정다산유적복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956년은 한국전쟁 휴전 3년이 지난 시점이어서 경제를 비롯하여 모든 상황이 열악한,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었음에도 역사적 사명감으로 다산초당을 재건하기로 마음먹기까지 많은 고뇌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결국 준공해 내고야 말았다.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충당하다 인부 임 줄 돈이 없어 직접 마루 앞 돌을 쌓아 올린 일을 기록에서 알 수 있다.

다산이 떠난 지 204년이 흐른 지금 그때의 저작이나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은 제자의 후손이나 다양한 과정을 거치며 여기저기에 보관되어있다.

이에 다산박물관에서는 매년 예산을 편성하여 유물 구매하고 있으며, 기증 의사가 있는 유물에 관해서는 조례에 따라 유물 기증심의위원회를 거쳐 기증받고 있다.

2022년 10월 현재 다산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은 총 411점으로 이 중 기증에 의한 유물은 12점이며 기증자료 또한 26점에 이른다.

기증과는 다른 기탁(유물을 연구하거나 전시할 수 있게 일시적으로 맡겨놓음)제도 시행하고 있으며, 이 또한 203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기증과 기탁을 해 주신 분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고, 또 감사한 마음을 기리고자 2022년 10월 21일부터 2023년 2월 28일까지 다산박물관 특별전 『다시, 다산 품으로』를 주제로 전시 준비를 빈틈없이 하고 있다.

개막식은 오는 10월 21일 10시에 할 예정이며, 올해 개막행사에는 이분들의 소중한 마음이 후대에까지 이어지도록 기증판 제막식을 테이프커팅식에 갈음하려고 한다. 개별적으로는 기증하신 분들과 후손분들을 초청하여 기증패를 수여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유물로는 지금까지 애타게 찾았던 다산초당 상량식 사진을 비롯한 다수의 유산이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도 다산박물관은 더 많은 다산관련 유물과 자료수집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뜻있는 분들의 기증유물에 대해 기증관을 설치하여 기증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도록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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