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아침, 저녁이면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나뭇잎이 원색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산에는 억새풀이 피어나 산행을 꼬득인다. 집주변에는 걷기운동에 나선 사람들이 부쩍늘어 호시절이 도래했음을 실감나게 한다.

광주영산강변이나 풍암호수주변, 중앙공원 산책길은 일렬행렬을 이루어 북적인다. 이 가운데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또 다른 이색 풍경이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운동이 기적을 일으키는 묘약이라는 사실이 전파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언론은 전한다.

맨발걷기운동의 효험은 꾸준히 관심사로 이어져왔다. 그런 가운데 폭발적인 붐을 불러온 것은 동아일보의 건강기사였다.

“말기암 판정 2개월 만에 완치… 맨발 걷기가 기적 만들어” 이런 제목을 달아 지난 9월10일 내보낸 기사의 주인공은 70대초반의 남자였다. 평소 산행을 정기적으로 하는 등 건강관리에 철저했던 이 남자는 허리가 아파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전립선 암말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주치의로부터 현대의학으로는 어찌할 수 없으므로 집에서 조용히 임종을 기다리라는 최후선고를 받았다. 그 때 딸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사다 줬다. ‘맨발로 걸으면 암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다 읽었고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맨발과 팔로 기어서 올랐어요. 다리와 팔에 힘이 없어 걸을 수가 없었죠. 한 100~200m 정도도 못 올랐죠. 기어오르면서 진짜 많이 울었습니다. ‘왜 나만 이런 병이 걸렸을까’ 원망도 많이 했죠. 한 일주일 기어오르니까 다리에 힘이 조금씩 생기는 것을 느끼겠더라고요. 한달 정도 돼서는 왕복 4km를 걸을 수 있었죠. 다른 사람들 2시간이면 다녀오는 길을 저는 4,5시간 걸었어요. 그렇게 맨발로 걷고 2달여 만에 병원에 갔더니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 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새까맣던 흉추도 하얗게 본래의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 의사 선생님이 기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죠. 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맨발걷기 운동만으로 기적을 일궈낸 70대 말기암환자의 완치를 가져다준 메카니즘이 무얼까. 전문가들은 어싱(earthing.접지)과 지압효능을 꼽는다. 사람발이 땅에 닿는 순간 음전기를 띤 땅속의 자유전자가 몸속의 양전자를 지닌 활성산소를 중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로써 질병의 90%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맨발로 땅을 걸으면 흙과 돌멩이 나뭇가지 등이 발바닥에 압력을 가해 전신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건강증진을 가져온다.

특히 혈액이 깨끗해지고 묽어지며 혈류속도가 빨라진다. 이 때문에 뇌와 심혈관이 건강해져 만성 노인병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전문가들의 과학적 실험으로 밝혀진 것이라고 관련서적은 강조하고 있다.

맨발걷기 운동만으로 암은 물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혈관계와 대사증후군 등의 질환이 완쾌되고 심지어 척추협착증, 족저근막염 등의 근골격계질환도 완쾌되었다는 체험사례가 담겨있다.

이러한 기사가 나간후 맨발걷기운동에 대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지자체도 눈에 띈다. 경주나 문경지역은 수년전부터 맨발걷기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경기도와 충청도 등지의 지자체에서도 맨발걷기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맨발걷기에 좋은 천혜의 산이 있거나 특정지역에 황톳길을 반들어 맨발걷기운동을 장려한다.

대한민국에서 맨발걷기용 황톳길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충남 대전 부근의 ‘계족산황톳길’이다. 15.9km구간의 이 황톳길은 이 지역에서 소주제조업을 하는 기업가가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 불면증에 시달려오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맨발로 산행을 한후 모처럼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황톳길을 만들어 20년 가까이 국민건강증진에 한몫하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은 관광공사가 선정한 5월이면 가볼만한 100선에 든 관광명소가 되었다. 또한 전문기자단은 이곳을 33선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10여년전 언론재단의 배려로 이 길을 직접 걸어보았었다. 당시는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은 휴머니즘이 느껴지고 존경심이 피어오른다.

건강증진운동으로 걷기의 효용가치가 높아진 탓인지 지자체마다 걷기운동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보건소를 통해 주민들의 혈압과 혈당을 직접 관리해준 것도 의미가 크다. 하지만 걷기운동은 더욱 활성화시켜야 할 분야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질병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걷기보다 더 효과높은 맨발걷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은 백세시대의 소명이라 할 수 있다. 강진만의 갈대숲과 백련사 동백숲, 주작산 자연휴양림 등지에 황톳길이 조성된다면 관광진흥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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