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도 쉬어 넘는 용운리 땅… 이번에 진짜 뭔가 보여달라”

㈜동승 2006년 군유림 140만평 매입
녹차테마파크 대대적 투자 계획 발표

지난 5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동승과 강진군과의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을 끝낸 강진원 군수(좌측 세번째)와 김용식 대표(좌 네번째)가 군의원, 박종민 문화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동승과 강진군과의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을 끝낸 강진원 군수(좌측 세번째)와 김용식 대표(좌 네번째)가 군의원, 박종민 문화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승파크앤리조트가 대구면 용운리 일대에 고급 호텔과 골프장 건설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강진군과 협약을 맺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웰니스 테마파크‘란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소규모 고급화 전략으로 대구면 일대를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게 ㈜동승이 밝힌 사업의 요체다.

그동안 ㈜동승은 논란과 관심,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장장 17년 동안 강진군민들의 입에 오르 내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번에는 믿어도 되는 것이냐‘는 반응에서부터 “이번에는 진짜 뭔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원과 소망어린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동승은 동대문 종합시장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로 그 안에 세들어 사는 업체만 4,500여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월 임대수입을 따박따박 현금으로 받는 곳이기 때문에 현금이 풍부한 곳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임대수익금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JW매리어트호텔(5성급), 81홀 골프장, 해외 사업(미국 대형 쇼핑몰), 공익사업(장학재단, 공연, 전시장) 법인을 가지고 있는 짱짱한 기업이다.

(주)동승의 대구 용운리 사업부지 인근에서 참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주)동승의 대구 용운리 사업부지 인근에서 참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이처럼 유수의 기업으로 평가받은 ㈜동승이었지만 강진과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지 강진에 투자계획을 밝힌 이후 가시밭길 아닌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동승이 강진에 처음 등장한게 2005년이다. 강진군이 ㈜동승에 대구 용운리 일대 군유림 140만평을 매각하기로 하고 군의회가 그해 9월 임시회를 열어 이를 승인하면서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동승은 군유지를 매입해 녹차재배단지 30만평, 허브농원 10만평, 기타시설 20만평을 개발하고 나머지 90만평은 수목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일부에서 대규모 군유림을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게 특혜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대투자유치라는게 생소할 때라 돈있는 기업이 100만평의 넓은 산속에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은 상당한 매력을 던지고 있었다. ㈜동승은 ㈜동승레저강진이라는 법입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매입에 들었다. 

㈜동승은 2006년 논란 끝에 군유림 매입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난관에 봉착하기 시작했다. 가장 당면한 문제는 문화재보호구역이었다. 1992년 발간된 강진청자요지 지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관내 조사된 청자요지는 총 188개소. 이중 대구면 용운리 일대에 분포된 것은 총 75개에 달하고 테마파크가 들어설 곳에도 37개의 요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강진군과 ㈜동승은 문화재청을 통해 해당지역의 현상변경을 거치면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낙관을 했다. 현상변경신청이란 국가지정문화재로부터 500m 이내에서 공사를 할 경우 문화재위원회의 허가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며 5년의 세월이 그냥 흘러갔다.

그러나 2010년 12월 나온 결과는 부결이었다. 문화재청은 “도요지종합정비계획이 진행중인 현재의 시점에서 현상변경을 불허한다는 의미이며 정비사업이 완료된 후 재신청을 하면 그때 가서 허가여부를 다시 심의하게 될 것”이라는 꼬리를 달았지만 사실상 모든 상황이 그때 스톱됐다.

그런 와중에 새롭게 부각된게 마량~제주간 쾌속선 취항이었다. ㈜동승이 2011년 5월 250억원을 투입해 마량~제주간에 쾌속선을 뛰우겠다고 군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500톤급 규모의 쾌속선을 투입해 40노트(시속 74㎞) 이상의 속력으로 제주를 1시간 이내에 주파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목포해운항만청이 마량에서 배가 취항할 경우 장흥 노력항과 경쟁항로가 된다며 노력항에 승객 감소가 발생한다며 정식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다시 용운리 테마파크 개발이 거론된게 1년 후인 2012년 9월이다. ㈜동승은 문화재보호구역에 저촉되지 않는 부지만 개발하겠다며 해당부지의 관광단지 지정을 신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를 거쳐 관광단지 승인이 나면 곧바로 공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당장 이듬해 공사가 시작된다는 예고도 있었다. ㈜동승은 780억을 투입돼 힐링센터, 휴양콘도미니엄, 산림욕장, 승마장, 야생녹차밭, 테마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 놓았다. 그러나 관광단지 승인이 나지 않아 유야무야 되어 버렸다. 관광단지 지정 또한 문화재보호구역이 걸림돌이었다.

스텝이 여러가지 꼬이면서 사업추진이 장기화 되자 지역내에서는 군유림을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 시민단체인 강민회는 2013년 6월 군과 간담회를 요구하고 “군유림을 매각한지 7년째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계약 위반임으로 환수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주민들의 반감도 표면화 됐던 것이다. 그러면서 유야무야 그럭저럭 보낸 세월이 10년이 지나갔다.

이번에 ㈜동승이 ㈜동승파크앤리조트라는 법인을 만들고 용운리 개발에 다시 의욕을 보임으로서 용운리 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마지노선도 눈길을 끈다. ㈜동승이 과거의 가족경영 체계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것도 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대목이다.

김영빈 군 전략사업추진단장은 ”민선8기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동승측과 많은 대화를 진행했으며 동승측도 그동안 용운리 사업을 위해 나름대로 전문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며 ”강진군과 동승의 목표가 일치된 만큼 최대한의 행정지원을 진행해서 성공적인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주민들은 “오랜 세월 시행착오를 거듭한 사업인 만큼 정확한 계획과 투자가 진행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지원 또한 차질없이 이뤄져 이번 만큼은 정말 작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희춘 기자


용운리 테마파크 연혁
2005. 9월: 대구면 용운리 군유림 140만평 매각 군의회 의결
2005. 10월: ㈜동승 녹차재배단지 30만평, 허브농원 10만평, 기타시설 20만평,
                 나머지 90만평은 수목원을 개발한다는 계획서 군에 제출.
2006. 10월: ㈜동승 군유림 매입 완료
2010. 1월: 문화재청 용운리 테마파크 현상변경 ‘유보’ 판결
2011. 9월: ㈜동승 강진군과 마량~제주간 쾌속선 운항사업 MOU체결
2011. 12월: 해운항만청 정식허가 거절로 쾌속선 사업 무산
2012. 9월: ㈜동승 용운리 개발 위해 문화재 보호구역 제외하고
               관광단지 지정 신청
2013. 6월: 강민회 용운리 군유림 회수 요구
2022. 9월: ㈜동승파크앤리조트 강진군과 1,000억 원 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



[인터뷰] 김용식 (주)동승파크랜리조트 대표이사

“그동안 우여곡절 큰 교훈, 좋은 테마파크 만들어 강진에 보답하겠다”

김용식 ㈜동승 파크앤리조트 대표이사는 5일 강진군청에서 MOU를 체결하면서 10여분 동안 직접 PPT 브리핑을 했다.

그만큼 회사가 용운리에 가지고 있는 애착이 강하다는 뜻이었다. 70년 생인 김대표는 자신감 있게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동승에서 20여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 대표는 부장, 전무등을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 일답.

▶언제부터 강진 웰니스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기획했나
▷우리는 2006년 용운리 땅을 매입한 이후 한번도 개발 의지를 멈춘 적이 없다.
여러가지 계획이 이런저런 벽에 부딛쳤다. 그래서 다른 계획을 세워 보면 또 다른 벽이 나왔다.

16년 동안 이런저런 문제에 봉착해 왔다. 이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꼭 할 수 있는 부지를 선택해서 작지만 최고의 휴식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웰니스란 특이한 주제를 선택했는데
▷웰니스 파크는 호텔과 골프장이 들어가지만 그런 공간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작지만 고급스럽게 해서 수준 높은 힐링 공간을 만들 것이다.

정말 쉬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정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만드는게 최종 목표다. 잠자고 먹는 것도 최고급으로 준비할 것이다.
 

▶1천억원을 투자한다. 자금 조달은 어떻게 하는가
▷기본적으로 오너의 철학이 무차입경영이다. 순수한 회사자금으로 강진에 투자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평택에 진행중인 메리어트 호텔공사도 그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허가절차만 마무리 되면 실시설계와 함께 바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2025년까지 마무리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인허가 절차가 2년은 소요될 것으로 본다. 실시설계가 몇 개월 걸릴 것이고. 그 후에는 곧바로 공사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강진~광주간 고속도로가 나주구간에서 문화재가 발견되어 1~2년 지연된다고 한다.

테마파크는 대도시 고객 유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종류에 따라 완공을 고속도로 개통과 연계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주민들 중에는 기대가 많다. 하지만 또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는데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용운리 개발을 중단해 본 적이 없다. 문화재 보호구역이나 생태1등급이니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넘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완패였다.

그래서 장애물이 없는 부지 20만평만 확실히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160만평중에 20만평만 개발하기로 하고 나머지를 포기한 것은 나름대로 큰 결단이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없는 곳만 집중 개발하는 일이다.
 

▶강진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2006년 용운리 군유지를 매입한 이후 한번도 개발의지를 포기한 적이 없다. 강진군청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적으로 군민들에게 어떤 도움이라도 되야 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고용창출도 단일 골프장 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항상 강진군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게 회사의 기본 생각이다. 좋은 테마파크를 만들어서 반드시 군민들게 보답할 것이다.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주희춘 기자>

‘웰니스(Wellness)’란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 건강함은 물론 정신적 건강함을 넘어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찾아가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추구하는 방식이다. 최근들어 관광업계,  미용업계, 요식업계등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감염병부터 기후위기, 저출산, 초고령화까지 여러 외부 요인으로 신체‧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가운데 웰니스가 많은 사람들을 힐링으로 안내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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