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공연 보시고 즐거워 하는 어르신 보면 행복하죠”

김준수 스승으로 유명, 무료 공연 봉사 활동
초등학교 시절 판소리 매력에 빠져 시작
학생, 노인, 다문화 등에 민요 지도

지역에서 민요와 판소리를 전하고 무료 공연봉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전하고 있는 백미경 선생이 영랑생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역에서 민요와 판소리를 전하고 무료 공연봉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전하고 있는 백미경 선생이 영랑생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천출신으로 국악인 김준수가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르면서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준수의 어린시절 첫 국악 스승이었던 국악인 백미경(56) 선생이 주인공이다. 김 선생은 최근에도 여전히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국악과 민요를 전파하느라 여념이 없다.

백 선생은 보성군 벌교읍에서 태어났다. 벌교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후에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녀가 국악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TV에서 방송되던 흥부놀부전과 같은 판소리 공연 모습을 보게 됐고 그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국악인으로써 살아가고 있다. 또래 친구들은 그시절 TV에서 만화나 어린이 프로그램 등을 볼때 백 선생은 판소리와 국악을 찾아보고 따라부르기도 했다.

● 학창시절 재능있었으나 부모님 반대로 국악인 포기
그러던중 벌교여고에 진학하게 됐는데 한 교사가 백 선생의 재능을 눈여겨보게됐다. 그 교사도 평소 민요를 좋아했는데 학창시절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일반 대중가요가 아닌 새타령이나 태평가 등 민요를 부르는 백 선생을 눈여겨봤던 것이다. 교사는 백 선생에게 판소리를 정식적으로 배워볼 것을 권유했고 판소리 선생이었던 박동진 선생을 연결시켜주었다.

백 선생이 어르신들에게 민요를 부르고 있다.
백 선생이 어르신들에게 민요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평범한 생활을 하기를 바랬던 부모님의 반대로 결국 고등학교 졸업후 국악인의 길을 포기하고 평범한 직장에 들어갔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곳에서 강진 도암출신 남편을 만나 24살의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됐고 29살이 되던 1995년 무렵 강진에 정착해 살게 됐다.

1999년 교육청 주관으로 전통민요관련 대회가 있었는데 중앙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민요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백 선생은 정식으로 다시 국악에 대해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목포시립국악원의 서광수 가야금 선생님으로부터 가야금을 배웠다.

김준수의 스승이기도 한 목포의 박방금 선생에게는 판소리를 배웠다. 박방금 선생은 서울과 해남을 오가며 활동했는데 해남에 계실때면 거의 매일 찾아가 흥보가와 심청가 등을 열심히 배웠다. 이렇게 찾아다니며 배운 세월만 약 10년정도다.

● 제2의 김준수 육성위해 노력
백 선생의 지도력이 학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강진외에 수많은 학교에서 지도요청이 들어왔다. 멀리는 영광의 학교까지 강의를 다니기도 했고 주로 강진과 영암, 해남, 목포 등지의 학교를 찾아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요즘에는 노인대학과 지역 어린이집, 장애인종합복지관, 다문화가정 등도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김준수와 만남도 이뤄졌다. 김준수가 작천초등학교 4학년시절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작천초 교사가 준수를 정식으로 지도해줄 선생을 찾게 됐다. 이때 교사는 강진문화원에 문의를 했고 문화원에서는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민요와 판소리 등을 가르치고 있었던 백 선생을 소개해준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김준수와 백 선생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백 선생은 김준수에 대해 평소에는 수줍음이 많다가도 노래를 하면 당당한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김준수에 대해 이야기할때면 백 선생이 빼놓지 않는 것이 있다.
 

백 선생이 제자 김준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 선생이 제자 김준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로 엄청난 노력파라는 사실이다. 노래하나를 배우더라도 연습하다가 안되는 부분이 있을 때는 밤에도 전화를 걸어 질문을 했다. 거의 매일처럼 밤낮 연습에 매진한 모습을 보고 백 선생은 나중에 크게 될 아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백 선생은 김준수를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박방금 선생과 연결을 시켜주었다. 국립 창극단에 들어간 이후에도 김준수는 백 선생에게 배운 흥보가나 심청가중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면 전화를 걸어 질문을 하는 등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아이들에게 국악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는 백 선생은 최근에는 강진예인회에 소속돼 다양한 공연봉사를 해오고 있다. 주로 각 마을마다 찾아다니기도 하고 노인요양시설을 찾아가 코로나19로 인해 바깥출입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무료 공연을 선사하며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요즘에는 아들 윤범식(28)씨도 함께 하고 있다. 윤 씨는 지난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에 입단해 백 선생의 뒤를 이어 국악인의 길을 걷고 있으며 어머니의 공연봉사 제안해 항상 함께 활동하고 있다.

백 선생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들지만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분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드리기 위해 공연봉사를 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연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 기쁜마음으로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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