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캘리, 그림이 있는 첫 전시회 구경오세요”

2014년 영포마을에 정착
꽃과 나무 가꾸며 시 활동
서예 배우며 지역주민과 소통

시집 소재로 캘리와 그림 등
4명의 작가들 작품 한데모아
첫 전시회 개최 준비

 

한평생 목회자로서 신앙생활을 해오다가 은퇴후에는 시인으로써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군동면 영포마을에 살고 있는 오대환(79) 시인이 바로 주인공이다.

오 시인은 요즘 추석 명절 직후에 전시회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오 시인이 개최하는 전시회는 ‘시와 캘리와 그림이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시와 무지개’를 주제로 오는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강진군산림조합 2층 전시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말그대로 오 시인이 그동안 써온 시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캘리그라피 등의 35가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요즘 오 시인은 작품 전시회를 앞두고 그림과 캘리 작품 등을 정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 시인이 2019년 ‘꽃들은 사이가 좋다’라는 시집을 출판하면서 시작됐다.

출판이후 여러명의 독자들이 시를 읽게 됐고 시를 읽은 독자들이 여러 가지 작품으로 만들어 오 시인에게 보내주었다. 어떤 독자는 시를 읽고 시와 관련된 그림을 그려보내주기도 했고 어떤 이는 캘리그라피 작업을 통해 시를 아름답게 꾸며서 보내주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많은 작가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들의 작품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전주 공보관에서 시화전에 참여했는데 그곳에서 시문학파 시인으로 유명한 신석정 선생을 만난 적이 있었다. 이들의 작품을 보고 이때의 기억이 떠올라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던 것.

정희애, 허정아, 이영희, 채미경 등 4명의 작가들이 오 시인의 시집 ‘꽃들은 사이가 좋다’를 주제로 그림, 캘리 작품을 만들었고 이 작품들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이들 4명 작가들은 각각 부산, 원주, 평택, 성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역 작가들이다. 이들과 시집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왔다.

1959년 오 시인(맨 뒷줄 오른쪽 끝)이 고등학생 시절 전주 공보관에서 열린 시화전에서 신석정(앞줄 오른쪽 두 번째) 시인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다.
1959년 오 시인(맨 뒷줄 오른쪽 끝)이 고등학생 시절 전주 공보관에서 열린 시화전에서 신석정(앞줄 오른쪽 두 번째) 시인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다.

 

이번 전시회 작품중에서는 그가 강진에 와서 배우고 익혀 대회에 출품해 상을 받은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제7회 목민심서 대한민국 서예공모전 문인화 부문에서 특선을 받은 ‘연잎이 남천을 가리운 날’이라는 작품과 제8회 목민심서 대한민국 서예 공모전에서 한글서예부문에 입선을 한 작품들이다.

전시회 준비로 바쁘지만 항상 오 시인이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영랑생가 사랑방이야기 강사이다. 영랑생가 사랑방이야기 강사는 지역에서 운영중인 어린이집이나 병설유치원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동시를 읽어주기도 하고 어쩔때는 강진에서 각 마을별로 전해지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특히 다산 정약용과 영랑 김윤식 선생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구연동화 형태로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 선생님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959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동국대를 진학해 목회자가 되었다. 전주에서만 생활했던 그거 낯선 강진땅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강진읍의 한 동네에 작은 교회로 파송을 받았다. 당시 교회는 전도가 잘 되지 않아 교인수가 4~5명에 불과해 어떻게 교회를 운영해나갈지 앞이 깜깜했다.

이렇게 부임 첫 날 어둠이 내린 저녁시간 강진읍내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사의재를 발견하게 됐다. 잘 조성된 한옥집이 인상깊어 안으로 들어섰고 그곳에서 글귀를 보게 됐다.

다산 선생이 한양 조정 권신사회의 잔혹함과 견딜수 없는 기구함, 절망감으로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가 강진의 주모를 만나 깨달음 얻고 학문정진에 힘써 목민심서를 비롯한 많은 책을 만들어냈다는 내용이었다. 다산의 처지가 마치 자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산의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게 됐다. 이때부터 교회를 다시 일으켜세우는데 열심히 집중할 수 있었다.

강진에 정이 들었던 오 시인은 2014년 아예 군동면 영포마을로 귀농을 하게 됐다. 32년간 해왔던 목회에서 은퇴를 한 후에는 지역에서 한글 서예반과 문인화반에 등록해 꾸준히 공부를 했다.

이곳에서 한국화가로 활동중인 초강 정인순 선생과 한글서예가인 백사 정윤식 선생을 만나게 됐다. 2명의 좋은 스승아래 열심히 서예와 문인화를 배운 오 시인은 제7회 목민심서 대한민국 서예 공모전에서 문인화 부문에서 특선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협회가 주관한 작품공모전에서는 사군자 특선과 입선을 수상했다. 또 제8회 목민심서 대한민국 서예공모전에서는 한글서예 부문에서도 입선을 하기도 했다.
/오기안 기자

오대환 시인은 누구?

•1944년 전북 남원출생
•2014년 군동 영포로 귀농
•2019년 꽃들은 사이가 좋다 시집 발간
•2022년 시와 캘리 전시회 개최

군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라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짜피 해야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해야만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은 행복이라고 하면 특별한 것에서만 찾으려고 노력한다. 내 자신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일을 할때 진정으로 행복하고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나 기관, 단체에서 의무감만으로 어떤 일을 행한다면 당연히 능률도 오르지 않고 행복함도 느낄 수 없으며 힘만 들게 된다.

항상 즐거운 마음과 생각을 갖고 어떤 일이든 해나가면 성취감도 높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속에서 좋은 추억이 생기면 항상 이 추억을 되내이면서 꽃밭을 가꾸듯 한다면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밑바탕 소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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