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의 날개위에 사람들이 몸을 기대었네

 

도암초등학교 앞을 지나 비포장된 도로를 요동치며 올라가는 차량에 몸을 맡기고 한참을 가니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봉황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봉황저수지를 끼고 굽이굽이 길을 따라 들어서면 첩첩산중에 아득히 내려앉은 마을이 새색시의 수줍은 미소 마냥 살포시 모습을 나타낸다.

마을앞쪽으로 덕룡산이 펼쳐져 있다.
마을앞쪽으로 덕룡산이 펼쳐져 있다.

 

콘크리트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10여채의 집들이 일렬로 들어선 이곳이 봉황마을이다. 해남 옥천면과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봉황마을은 한때 30여호에 이르는 마을을 형성했으나 최근 많은 주민들이 이주해 나가면서 주민들의 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저수지를 끼고 있고, 남쪽으로 덕룡산이 펼쳐져 있는데다, 전형적인 산골이여서 이곳저곳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마을 뒷산인 봉덕산 주변이 봉황새의 형국으로 봉황마을로 일컬어졌으며 마을 옆으로는 1급수 봉황천이 덕룡산 골짜기에서 발원해 봉황저수지로 흘러들고 덕룡산은 맑은 시냇가와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은 이름처럼 전설속의 봉황새가 실제로 살았을 것 같은 때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계곡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계곡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봉황마을은 해남군 옥천면에 속해 있었으나 주민들의 지속적인 건의로 지난 90년 8월 대통령령에 의해 강진군 도암면으로 편입됐다.

옥천면 소재지와 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해 주민들이 도암면과 강진읍을 주생활권으로 이용해왔기 때문에 지난 80년대 초부터 강진군 편입을 전라남도, 청와대 등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것.

캠핑카가 보인다.
캠핑카가 보인다.

 

해남 옥천면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목인 새꼭지는 2차선 포장도로가 들어섰다. 이곳이 예전에는 아주 불편했다.

벼를 수매하러 가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경사 50도의 비탈길이다 보니 통행하는 데 상당한 불편을 겪었고 자연스레 면소재지로의 외출 횟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또 도암면으로 가는 길도 석문리로 흐르는 봉황천을 따라 오솔길로 이루어져 마을주민들의 외출에 상당한 제약을 줬다. 이곳 역시 지금은 2차선 포장도로가 있다.

마을앞에 있는 봉황저수지다.
마을앞에 있는 봉황저수지다.

 

마을에 연자방아가 남아 있다는 말을 듣고 연자방아를 찾아 나섰다. 마을 앞 들판에서 쉽게 지름 1m, 높이 50㎝정도의 연자방아 웃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자방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을 만날 수 없었지만 연자방아의 보존상태는 양호한 듯 보였다.

봉황마을에는 군내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주민수가 적다 보니 기름값도 나오지 않아 버스회사의 손해라며 주민들 스스로 버스운행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등산객들이 늘어나면서 한가지 불편거리가 생겼다.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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