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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비사]손이 필요했던 시절... 연말이면 며칠씩 밤샘새해업무보고, 예산서 작성, 세금부과… 모두 수작업
주희춘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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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1.02  12: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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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현 위원이 왕년의 실력을 되살려 차트글씨를 써보이고 있다. 한창 글씨를 쓸 때는 손가락 마디마디에 굳은 살이 붙었다고 한다.
차트글씨 잘쓰던 윤지현씨
대통령 업무보고 차트도 만들어

공직사회의 3대 혁신이라고 하면 컴퓨터, 복사기, 팩스등이 꼽힌다. 이 세가지가 공무원들의 업무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 세가지가 없을 때는 공무원들의 업무가 그렇게 힘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에 고지된 자동차세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모든 것을 처리하지만 컴퓨터가 없을 때는 모든게 수작업이였다. 세금 부과때가 되면 담당공무원들이 며칠씩 밤샘을 했다. 비율에 맞게 계산을 해서 정산을 하고 이를 청구서에 하나하나 옮겨 적었다.

컴퓨터 덕을 가장 많이 보는 부서중의 하나는 예산관련 부서다. 수많은 항목을 분류하고 다시 수치를 계산해 처음부터 끝까지 1원까지도 맞아 떨어져야 하는 예산작업은 중노동중의 중노동이었다. 예산부서 역시 연말이 되면 관련 공무원들이 군청에서 가까운 곳에 여관방을 잡아놓고 2~3개월씩 밤샘작업하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글씨를 잘써야 했다. 또 글씨를 잘 쓴 사람들은 인기가 많았다. 특히 윗사람 보고용으로 준비하는 차트글씨가 그랬다.

70. 80년대 글씨를 잘 쓴 공무원으로는 윤지현(65. 2004년 퇴직. 한국서화작가협회 동양화분과운영위원)씨가 이구동성으로 꼽힌다. 1973년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윤위원은 처음부터 윗사람들로부터 글씨를 잘 쓰는 사람으로 찍혔다.

각종 보고서나 중요한 서류의 작성을 도맡아 했다. 윤씨는 특히 차트글씨에 능했다. 연초에 도지사가 도정보고를 위해 강진에 오면 50장이 다되는 업무보고 차트를 도맡아서 만들었다. 한달 이상이 걸리는 중노동이였다.

정채균군수(1975년 12월 ~1979. 5월 재직)때였다. 서예가 수준급이였던 정채균 군수는 글씨에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보였다. 때문에 오탈자나, 문맥은 물론 수시로 내용을 고쳤다. 한 번은 도지사가 성전을 지났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정군수가 다시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였다.

차트 한 장을 완전히 다시 써야 했다. 도지사가 군청현관에 들어설때까지 차트를 다시 적었다. 그 정도로 정군수는 글씨에 철저했다. 덕분에 글씨를 잘 배웠다. 정군수는 나중에 윤위원의 보고서는 검토도 하지 않고 결재를 할 정도가 됐다.

윤위원의 글씨 솜씨는 도청에도 소문이 났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도청에서 전화가 왔다. 대통령에게 보고할 업무보고용 차트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였다. 2개월 기간을 잡고 광주의 도청으로 올라갔다. 도청에서는 극진한 대우를 했다. 인근에 좋은 여관을 잡아주고 식사를 제공했다.

작업실은 부지사와 기획실장이 일상 점검을 할 수 있도록 기획실에 마련돼 있었다. 집에도 오지 못하고 두달을 글씨만 썼다. 그정도가 되면 손가락이 부르터져 반창고를 붙여야 했다. 대통령이 있는 보고회장은 들어가지 못했다. 며칠 후 글씨가 참 좋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통령 보고용 업무보고 챠트는 두 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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