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화면 색상이 안 맞아 형광등을 바꾸다

군의회는 군의 의결기관으로서, 주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원의 활동을 보좌하기 위하여 의회사무과를 두고 있다.

필자와 강진군의회는 인연이 길고도 깊다. 1998년 9월에 의사계장으로 첫 근무를 시작해서 2003년 2월 감사계장으로 갈 때까지 4년 5개월간, 그리고 2004년 4월 의회사무과 전문위원으로 다시 발령받아 근무하다 2007년 5월 대구 면장으로 갈 때까지 3년 1개월간, 총 7년 6개월간 의회사무과에 근무했으니 이렇게 오랫동안 의회에 있었던 직원은 더 이상 없을 듯하다.

의사계장 시절에 의회의 회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 위한 방영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본청 각 실과는 물론 군청을 찾아오는 민원인들도 볼 수 있도록 민원실에 모니터를 설치하였고, 회선을 연장하여 각 사업소 및 읍면에서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본회의가 열리는 본회의장 앞쪽과 뒤쪽에 두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여 화면으로 송출했다. 실시간으로 중계가 되기 시작하자, 회의 진행에 대하여 한층 더 심사숙고하면서 각종 안건 처리에 신중을 기하였으며, 용모에 대하여도 회의장에 입실하기 전에 거울을 한 번씩 더 보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훨씬 더 신경을 썼다.

필자는 시설 공사 계획에서부터 실제 공사의 마무리까지 일일이 확인 점검을 해 가면서, 모든 공사가 완벽히 마무리돼서 차질없이 중계방송이 되도록 열과 성을 다했다.

천정 밑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케이블을 연결한 다음 방송실에서 모니터 화면을 처음 본 순간, 오랜 공사 끝의 선명한 컬러 화면을 보니 기쁜 마음이 앞섰지만 뭔가 이상했다. 화면 전체가 푸른빛을 띠면서 색상의 조화가 잘 맞지 않았다.

시공자와 같이 화면을 보면서 카메라도 다시 점검하고, 모니터 자체의 색상도 좀 더 적색 계통으로 나오게 조정을 해보았으나, 화면 전체를 감싸고 있는 푸른빛을 덜 나오게 할 수는 없었다.

그때 문득 광주교대 신문 편집국장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암실에서 인화할 때, 빛과 사진과의 상관관계를 공부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조명을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공자에게 현재 달려 있는 천정의 형광등을 바꿔보자고 하였더니, 시설비만 추가로 들어가고 효과도 없을 테니 그냥 이대로 쓰자고 했다.

그러나 화면 색상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설득을 하기로 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공부 삼아서 6000K 주광색 형광등을, 4500K 주백색과 3000K 전구색으로 반반씩 섞어서 교체한 다음 실험을 해보자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제서야 화면 색상이 푸른빛을 띠지 않고 정상적인 색깔로 보였다.

의회 전문위원 시절에는 의안의 철저한 검토와 회의 진행 시나리오 작성 등에 노심초사하였다. 한번은 회의 진행 도중 안건의 가결과 부결에 대한 논란이 일어서 잠시 소란이 있었다.

하필이면 찬성과 반대표가 똑같아서 어떤 분이 가결되었다고 해서 회의 진행 도중임에도 사무실에까지 가서 지방자치법 책자를 가져와서, 가부 동수일 경우 부결로 한다는 조항을 보여주었다.

이런 일로 해서 회의 진행 도중에 있을 수 있는 법률 해석과 정확한 자료 제공을 위해, 인터넷이 본회의장에 있어야 한다고 역설을 해서, 본회의장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설치해 회의 진행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은 흘러간 일이 되었지만, 그 당시로서는 최단 시간에 최고의 정확한 자료를 신속히 제공해드리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새롭다. <정리=오기안 기자>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