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같은 옥이 많이 나온 곳이였지

 

강진읍에서 성전방면으로 차를 몰아가다 도로변에 일렬로 늘어선 비닐하우스 사이로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옥치마을이 있다. 마을은 주변 3개의 산봉우리가 구슬형국이며 주변에서 옥이 발굴되었다고 하여 구슬재(玉峙)라는 지명으로 명명됐다.

옥치마을은 곳곳에 위치한 향토성 짙은 지명이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을 앞 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새밭들, 둠벙에서 금이 나왔다고 하여 일컫는 금둠벙, 밀양박씨 효자각 근처로 옛날 사당이 있었다 하여 부른 당거리, 새밭들에 위치하고 있으며 감사벼슬을 한 사람의 집터라는 뜻인 감사터, 가뭄에 가장 늦게 마를 정도로 물이 많았던 도랑으로 감사터로 이어져 부르는 감사똘, 물이 화초 모양으로 솟아오른다고 해서 일컬어진 화초샘, 마을 앞에 두개의 샘이 나란히 있어 부른 쌍시암 등의 지명이 남아있다.

마을 가운데 서산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수로가 있다.
마을 가운데 서산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수로가 있다.

 

수량이 풍부해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됐던 쌍시암, 화초샘, 금둠벙 등은 80년대 초 서산지구 경지정리 사업과 함께 없어져 이름만이 주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이다.

서산저수지 아래 위치했던 금둠벙은 50여평의 넓은 저수지로 풍부한 농업용수를 제공함은 물론 마을 주민들의 목욕탕과 아이들의 놀이터로 이용되었지만 현재는 농경지로 바뀌었다.

마을회관이다.
마을회관이다.

 

마을회관앞에 큰 나무가 있다. 수백년 마을을 지켜온 사장나무가 이유없이 고사한 이후 현재의 사장나무 2그루를 70여년 전 심었다. 사장나무는 좀팽나무와 금팽나무로 여름철 주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며 그런 만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주민이 매실을 따고 있다.
주민이 매실을 따고 있다.

 

옥치마을에는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가 있다. 20년 전부터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는 딸기가 그것. 현재 1만여평의 비닐하우스에 싱싱한 딸기를 키워 광주, 목포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찍부터 미맥농사 이외의 시설작물에 눈을 돌린 마을주민들은 큰 이익을 남기지는 않지만 가격에 큰 변화가 없는 딸기재배에 나서고 있다. 

마을서쪽에 서산저수지가 있다.
마을서쪽에 서산저수지가 있다.

 

마을 앞 새밭들의 물빠짐이 좋고 서산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어 딸기재배에 적당한 곳이 됐다. 옥치마을을 나서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마을 앞에 펼쳐진 비닐하우스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현실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영농기법을 받아들여 희망을 일궈가는 주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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