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학/ 전 강진군청 기획홍보실장

2000년 전 편찬된 사마천의 사기에 쇠파리도 천리마 꼬리에 붙으면 천리를 간다.(蒼蠅附驥 尾致千里,창승부기 미치천리) 라는 말이 있다. 이는 평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첫울음 소리를 내며 태어나지만, 부모를 잘 만나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주위환경에 따라 인생의 길은 제각기 다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운이 좋아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배움을 얻어 성공의 길로 가는 반면, 친구를 잘못 만나 허튼 길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의 반 타의 반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인생 여정은 시작된다. 산다는 것은 만남의 연속이며, 새로운 만남이 활기를 불어넣기도 하지만, 불행을 가져다주는 만남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일에 있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생겼는지 모른다.

사람은 만남을 통해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뽐내며 그럴싸한 말솜씨로 지식인양 행세를 하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하는 사람은 대개 속 빈 강정임을 알 수가 있다.

반면 과묵하면서도 지적인 언어 구사와 추진력과 결단력을 겸비한 내공 쌓인 사람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직장에서의 동료관계에 있어 삶의 향기가 배어있는 선배 또는 후배와의 만남이 중요하다. 흔히 멘티와 멘토 관계를 맺고 업무처리는 물론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직장뿐이겠는가,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보다 조금 더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주위 사람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사회분위기를 일신하는데 정성을 쏟는다. 간혹 상대방을 업신여기거나 은연히 조롱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타일러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속담에 곧고 질 좋은 아름다운 소나무도 대목수를 잘 만나면 궁중 대궐처럼 멋진 가옥의 기둥이 될 수 있지만, 동네 목수를 만나면 오두막집이나 돼지우리의 기둥으로 쓰인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동일한 환경과 여건 속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 항로가 결정되어진다는 뜻과 같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에 대과(大過)없이 무탈하게 정년퇴직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살아오는 동안 함께 가야할 삶의 동반자나 동행자 선택이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누구와 함께 일해 왔는지, 누구를 롤 모델로 삼고 살아 왔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단연코 본분을 지키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꼽고 싶다.

특히 퇴직 이후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행복감과 성취감을 맛보는 기회가 있음에 감사해 하고 있다. 특히 강진일보 주희춘 대표와의 오랜 만남이 인연이 되어 오피니언으로서 1년6개월 동안 오기안 편집국장과 강진향토사를 잇는 신문연재를 통해 성취감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다.

이제 다가올 앞날의 행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온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긍정적인 사고와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생각과 뜻이 맞는 사람과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마냥 행복하고 마냥 즐거우며, 매사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럼 행복의 조건이란 뭘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1순위로 꼽는 것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건강하게 사는 것, 돈과 명성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이중 연령이 높아갈수록 건강하게 사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따라서 수많은 운동 중 유산소 운동의 하나인 걷기운동을 주기적으로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강진군 보건소에서는 ‘날마다 동네 한 바퀴’돌기 운동을 권장하면서 군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라고 있다. 3월 중순경 사석에서 군청 공무원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곧바로 운동앱인 워크온에 가입하고 실행에 옮겼다. 친절한 담당 공무원의 안내에 따라 매일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날마다 동네 한 바퀴’ 챌린지 달성자에게는 5천원권 강진사랑상품권도 지급한다. 임도보고 뽕도 따는 격이랄까.

며칠 전 벗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세상사 흘러가는 얘기꽃을 피우다말고 동네 한 바퀴를 돌기 위해 곧장 귀가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걷는 도중 변모하는 시내 모습과 담장 너머로 피어있는 넝쿨장미와 마삭줄 꽃내음이 향기롭다.

이뿐이랴. 청렴수련원에서 군동 문화마을까지 개설된 도로를 걷는 도중 원교촌, 신풍 마을 논다랑이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천방지축이다. 주택가에서 들을 수 없는 개구리 소리를 워크온과 만남이 있었기에 다랑이 논에서 개골개골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끝내 잃지 말라,(勿忘初心물망초심) 쇠파리도 천리마 꼬리에 붙으면 천리를 간다는 말을 되새기며,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천리마 꼬리(워크온)를 꼭 부여잡고 천리(건강한 삶)를 가도록 매일 걷기운동에 매진해야겠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