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송학마을의 800살된 향나무는 그 가치 만큼 다른 사람들의 구매욕도 높은 나무다. 우리나라 전통 향나무가 나이살이 잘 베어 아름다움이 뻬어나다.

2015년 김홍순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도 그런 제안이 많다고 한다. 50여년전 1억원을 제시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니까 지금 금액으로 환산하면 몇배에서 십배 이상은 될 수 있는 가치다.

작고한 김홍순 어르신의 아들 명식씨가 부친의 유지를 받들며 이 나무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 요즘에도 한달에 최소 1~2명 정도가 찾아와 나무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다고 한다.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명식씨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곧바로 돌려보내고 있다. 조상대대로 전해져온 향나무를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다.

시골에서 이런 돈을 사양하면서 나무를 지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조상들의 유지를 받든다는 사명감도 필요하지만 나무에 대한 애정과 관심없이는 이정도의 나무를 지키기 어렵다.

나무는 그냥 세월과 함께 살아가는게 아니라 때에 따라 살충제도 해줘야 하고, 필요에 따라 영양제도 놔줘야 한다. 철저한 배수관리는 필수이고, 나무의 수형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가위손질도 받아야 한다. 모든게 정성과 애정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명식씨가 하는 일은 집안의 큰 가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의 큰 보물을 지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역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향나무가 보호수가 아니지만 자치단체가 관심을 가지고 나무 관리 및 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했으면 한다.

차제에 송학리 향나무와 같이 가치있는 나무에 대해 자치단체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나무는 팔아버리면 그만이다. 지역의 보물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런 일이 더 이상 없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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