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윤/ 아트랩소디 대표

제가 서울을 떠나와 강진에 온 지도 벌써 꼬박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과감히 서울을 떠나 강진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던 지난날의 결정은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것들에 도전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느끼는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귀한 시기에 안착한 강진군은 제가 스스로 선택하고 정한 새로운 삶터이자 고향입니다.

강진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저는 서울시와 강진군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통해 이곳에 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서울의 청년들이 올해로 벌써 3년째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강진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넥스트로컬은 서울시가 지역의 자원을 연계하거나 지역 내 문제를 비즈니스의 기회로 삼아 지역 사회 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새로운 청년 창업모델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넥스트로컬을 통해 강진에서 우연과 운명이 만들어낸 수많은 ‘이주(移住)의 이야기’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시대가 무색할 만큼 저와 제 친구들의 요즘 살아가는 이야기와 참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저에게 이 모든 마을 이야기들은 시대를 넘어서 공감과 연대가 가능한 지점이 있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지역 자원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예술 분야에서 기획자, 미술치료사, 에듀케이터, 창작자로 일하는 청년들과 함께 아트 랩소디라는 청년 스타트업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전남 전 지역에서 지역의 다양한 자원들을 예술과 매칭하여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 프로젝트로 재창조하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치유 목적의 예술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예술치유지도사 양성과정’은 아트 랩소디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진을 비롯한 전남 곳곳의 예비 전문가 선생님들이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공기와 음식 그리고 인상(印象), 이렇게 세 가지를 먹고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제가 이곳에 내려와 매일 온몸으로 충분히 누리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저의 목표 중 하나는, 전 세계의 ‘새로운 영감이 필요한 사람들’이 강진에서 이 독보적인 세 가지를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예술 치유 워크숍을 병영에 구현하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저녁, 우리의 성장이 지역의 다양한 기회로 이어지고, 우리의 확장이 지역의 활력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미래를 그리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덧붙입니다. 강진에 내려온 이후 이곳에서 보낸 여러 계절들을 빼곡히 채워준 고마운 인연들 덕에 이제 이곳은 저의 진짜 보금자리이자 새로운 인생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시간을 함께해 주고 계시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비롯한 건설과, 일자리창출과 관계자분들과 늘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밌는 일들을 벌일 수 있는 파트너인 강진 청년협동조합 편들, 그리고 지금까지 아트 랩소디의 다양한 강의와 프로그램을 계기로 만나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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