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에 뵈옷닙고~’ 해암선생 작품으로 확인

  1983년 햇볕, 강진문헌연구소 1994년 번역발간

삼동(三冬)에 뵈옷 닙고 암혈(巖穴)에 눈비 맞아/ 굴음낀 벗늬랄 쬔 적은 업건마는/서산에 해 지다하니 그를 설워 하노라/

우리귀에 익숙한 이 고전 시조는 조선명종때 학자 남명(南溟) 조식(曺植)선생이 지은 것으로 여러 가지 자료에 실려 있었다. 그러나 이 시조의 작가는 1983년 초 병영 출신의 해암(懈菴) 김응정(金應鼎 1527~ 1620) 선생이라는게 밝혀진다.

국문학자인 진동혁 단국대교수가 강진에서 김응정선생의 12대 후손인 김기동씨로부터 해암문집을 입수해 밝히면서 ‘삼동에 뵈옷닙고~’의 작자가 김응정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확한 시조의 제목은 문명묘승하작(聞明廟昇遐作:명종임금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지음)이다. 강진문헌연구회 영광식 소장이 1994년 번역해서 펴낸 ‘해암문집’은 그의 문집이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지역주민들에게 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해암 선생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담양의 송강 정철, 나주의 백호 임제, 해남의 고산 윤선도와 견줄 정도로 강진을 대표했던 시가(詩歌)에 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암문집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83년 초니까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금도 다수의 공식적 문헌에 ‘삼동에 뵈옷닙고~’ 시조는 남명 조식선생이라고 기술돼 있다. 누가 어떻게 해야할 작업일지 모르겠으나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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