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섭/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매년 11월부터 1월 정도까지는 벼농사 농업인들이 이듬해에 농사를 지을 벼 품종을 확보하는 기간으로 전년도의 품종별 작황상태와 소비자들의 반응 그리고 수량, 미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농가들끼리 자율교환,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생산해서 보급하고 있는 보급종등의 종자들을 구하고 있다.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라는 옛말처럼 그 해의 풍흉은 종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 할 정도로 민감한 부분으로 필자는 농가들이 원하는 모든 품종을 원하는 만큼 구해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이 항상 마음속 가득하다.

그런데 작년 벼 수확철부터 벼농사 현장에서 급속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품종이 있다. ‘전남10호’라는 계통명을 가지고 작년에 정식적으로 품종등록이 된 ‘강대찬’이라는 품종이다.

보통 벼 품종 하나가 농가에게 보급되기 까지는 약 10여년의 기간이 걸리고 본격적인 품종 등록(농가보급)을 앞두고는 생산력검정시험, 지역적응시험등을 거치는데 이 시험 과정에서 ‘강대찬’ 품종의 장점만 부각이 돼서 농가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는 것 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일단은 농가들 사이에서는 단점이 전혀없는 품종으로 이미 소문이 파다한 상태이다.

‘강대찬’ 품종 육성 배경을 보면 전북 지방에서는 높은 생산성과 함께 좋은 미질을 가지고 있는 ‘신동진’ 품종이 유독 전남지방에서는 쓰러짐에 약하고 수발아 현상이 잦아 재배 안정성 측면에선 평가가 좋지 않은 단점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품종으로 좀 쉽게 말하면 ‘신동진’ 대체할 품종으로 보면 되겠다.

작년에는 품종을 따지지 않고 모든 품종이 유례없는 풍년을 맞은 해로써, 일단 작년에 ‘강대찬’을 첫 실증재배해 본 결과 분명히 한눈에 봐도 좋은 품종임에는 틀림이 없는 품종으로 쌀 수량은 신동진과 비교 했을 때 10a 당 545㎏으로 비슷하지만 66% 정도에 머무는 ‘신동진’의 도정률에 비해 ‘강대찬’의 도정률은 70% 정도로 매우 고무적이다.

밥맛의 지표가 되는 '도요값' 역시 ‘신동진’은 68.7로 나타났지만 ‘강대찬’은 70.4로 더 높은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쓰러짐과 수발아가 거의 없는 장점으로 우리군 대표 품종인 ‘새청무’ 뒤를 이을, 아니 ‘새청무’를 대체할 품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군이 전남에서 가장 ‘신동진’ 재배 면적이 적다는(목포시 제외) 자료에서도 나타나듯이 유독 ‘신동진’과 우리군은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태풍 및 도복, 수량감소 등으로 서로 인연이 없었다. 이러한 ‘신동진’ 품종과 유전학적으로 90% 이상 비슷한 ‘강대찬’ 품종이 제대로 우리군에 안착할 지는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하지만 우선은 전남 최초로 2023년 공공비축미곡 수매품종으로 이미 선정을 하고, 금년 500ha에 재배될 종자를 확보하여 시범재배를 농가들과 함께 하는 등 강진군은 올해 최고품질 원료곡 약 300톤을 생산하여 새로운 브랜드와 포장지로 시장을 선점할 계획으로 있다.

‘강대찬’ 품종이 농업인의 소득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전남에서 우리군이 ‘새청무’ 재배 1번지가 되었듯이 ‘강대찬’ 재배 1번지라는 타이틀 까지 거머쥘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다만 농업인들에게 이 한마디만 하고 싶다. 수량도 많고 병해충에도 강하고 기상재해에도 안정적이며 쓰러짐에도 강하며 미질까지 좋아 단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품종은 국내 300여개 벼 품종 중에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다.

장점이 많은 품종의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약간 손해 보는 농사를 짓는 것 만이 벼농사의 경쟁력으로 ‘강대찬’ 품종을 팔방미인 품종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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