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솔/ 강진군청 기획홍보실

어릴 때부터 명절이나 방학이 되면 시골할머니 댁에 갔다. 어릴 때는 할머니 댁에 가는 걸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슬레이트 지붕을 그대로 둔 채 덮어버린 지붕이 보이고, 밤에는 웃풍이 심해 등은 뜨겁고 코는 시렸다.

오래되어 방치된 재래식 화장실과 습한 여름철이면 지네에 물리는 경우도 있었다. 비단 우리 할머니 댁만이 아닌 농촌지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주택의 모습이다.

이처럼 낙후된 농어촌 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는 2015년부터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는 올해 공모사업 신청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읍면별로 신청을 받았다. 총 7개 읍면 10개의 마을을 대상으로, 취약계층 비율, 주택 취약도 등을 조사하는 정량 평가와 마을 이장님들과 직접 마을을 돌아보는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2달간의 자체 평가를 통해, 하천을 끼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며, 취약계층 비율이 높고, 마을안길 노면상태가 불량하고 비좁은 강진읍 송정마을과 병영면 동삼인마을을 선정했다.

8월부터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 그 결과, 1월 전남도 사전평가, 2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서면·발표평가를 거쳐 지난 10일 최종적으로 송정마을과 동삼인마을이 선정되었다.

121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동삼인 마을에는 국·도비 17억 원을 포함해 총 22억 원이 투입되어 마을창고 리모델링을 통한 건강행복증진소 조성, 안전가드레일 설치, 마을안길 정비 등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송정 마을에는 23억 원이 투입되어 옹벽 설치, 담장정비를 통한 마을안길 확장, 공동급식소 조성 등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두 개 마을 모두 마을회관 리모델링, 노후주택 정비 등 마을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들이 추진되어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5년에는 완전히 달라진 마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성장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취약지역 595개소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전남도에서는 118개소가 선정되어 4년 연속 최다 선정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군의 경우 2017년 선정된 강진읍 남포마을(18.3억 원)이 사업추진을 완료하였고, 2019년 선정 강진읍 영포마을(21.6억 원), 2021년 선정 강진읍 장동마을(17.2억 원), 작천면 내동마을(17.9억 원)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이다. 하루를 더 살더라도 쾌적하고 안전한 곳에서, 자녀·손주들이 오래 머물다 가는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이 아닐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바람을 외면하지 말고 농어촌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행정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농촌마을에 변화의 새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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