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 전남대 명예교수

우리말에 ‘더불어’ ‘함께’ ‘같이’처럼 좋은 낱말이 또 있을까. 가는 길이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살아가기 어려운 삶일지라도, 풀어지지 않는 문제마저도 서로 손잡고 머리 맞대며 생각하면 해결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우리 고장에서 살아오면서 항상 뇌리에 맴도는 것 가운데 하나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잘 살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알다시피 우리의 정겨운 고향 남도는 예전에 한뿌리였지만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로 행정구역이 나누어진 이후 지금까지 각자도생해 오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동안 서로가 잘 살려고 하다 보니 이해관계가 상반되면서 얼굴 붉히게 되고 더러는 다투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최근 지역의 화두는 단연 광주전남 통합이었고, 행정통합이든, 경제통합이든, 어떤 방법이든 하나 되어 갈등의 소지를 없애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합해서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각자 셈법이 다른지라 그간 깊었던 불신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빛가람 공동혁신도시 운영이 그렇고 군 공항과 민간공항 이전이 그렇지 않던가. 광주 시민과 전남 도민들은 이러한 갈등들 때문에 피곤이 쌓여만 가고 있다.

서로 아웅거리는 모습이 밉상스럽고 한사코 자신의 밥그릇부터 챙기려 드는 행태가 괘씸하기 때문이다.

이러던 중, 지난달 민간차원에서 열린 미래 남도 콜로키움은 시도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날 첫 초청 연사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었고,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이다.”라는 주제로 열강을 해주어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뜻깊은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동반성장의 시대정신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상생을 위한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정 이사장의 주장에 크게 공감하였다.

동반성장(Shared Growth)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자.’라는 사회철학으로 어느 일방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승자독식의 경쟁’을 배제하고, 참여자 모두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는 ‘협력적 경쟁’을 추구한다는 것.

이번 콜로키움에서 주된 목표로 삼고 있는 동반성장은 지역 간의 문제로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주된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우선 시급한 것은 미래 남도를 위해 중지를 모아 해법을 찾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 이사장의 주장처럼 사회혁신을 통한 산뢰 회복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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