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야 양강구도는 호각지세다. ‘박빙’경합이라던 언론매체는 이제 ‘초접전’이라고 표현을 바꾸었다. 1주일차로 여론등락폭이 출렁거리고 있어 하찮은 실수가 판을 깨버릴수도 있다.

한표도 황금같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막판 승기를 잡으려면 양강의 텃밭격인 호남과 영남 집토끼 결집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때맞춰 영호남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가 봇물을 이룬다. 그중에서 텃밭세가 비교적 강한 전라도땅의 만만치않은 야당바람을 더 비중있게 다룬다. 30%가 넘는 기적같은 지지율이 나타나는 지경까지 몰려있다.

두자리수는 기본이고 20%를 넘기는 여론이 자주 눈에 띈다. 반면 여당의 호남 지지율은 50-60%선에 묶여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안이 지난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광주, 전남, 전북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62.8%, 윤석열후보는 27.5%였다.

지난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자체조사에서도 흔들리는 호남텃밭의 여론이 확인된다. 98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재명 지지율은 63%, 윤석열은 16%였다. 전국 4자대결여론은 이38%, 윤37% 역전상황이었다.

표본을 늘려도 별차이는 없다. kbc가 지난 21-22일 광주시민 1003명을 대상으로 한 4자대결 여론조사결과 이 후보는 67.5%, 윤 후보 11.8%로 나타났다.

호남여론 격차를 좁히는 기폭제는 야당이 제기한 광주복합쇼핑몰 이슈였다. 광주지역의 지엽적 문제가 전국적 선거 이슈로 비화하면서 호남 사람들을 자극해 야당후보의 지지율을 큰폭으로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지난 16일 광주송정매일시장유세에서 ̒복합쇼핑몰 건설 추진̓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광주에는 복합쇼핑몰이 없다.” “영화도 보고 생필품도 사고 또 문화공간도 되고 주말이면 청년들도 모이고 하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런데 “복합쇼핑몰 유치를 민주당이 반대해 왔다.”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걸 막을 권리가 있습니까? 안됩니다.”라고 말했다.

여론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리서치뷰가 지난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지율은 윤 후보가 33%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약 10%포인트 뛰었다. 반면 이 후보는 56%의 지지율을 보여 지난 조사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전국 표본으로 한 4자대결에서는 윤 후보 48%, 이 후보는 39%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를 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호남 지지율의 목표치를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다른 지표들과 추세가 비슷하다”며 “오늘부로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광주복합표핑몰 공약이 몰고온 파장의 의미는 가볍지않다. 민생을 파고드는 정책을 제시하면 정파와 관계없이 지지를 이끌어 낼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와함께 호남을 챙기는 민주당정권이 호남에 추진중인 국가사업의 앞날과 연결돼 여론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안의 대규모 풍력발전소와 나주에 자리잡은 한국에너지 공과대학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내 밀어붙였던 탈원전정책에 반하는 원전주력사업 강조 발언을 내놓음으로써 이 두가지 에너지사업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정책기조에 반하는 사업이어서 정권교체기에 정쟁의 아이템으로서 비중있는 케이스가 된다. 호남 곳곳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소에 대한 민원이 잦아지고 거세짐으로써 여야가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호남도 변해야한다는 지역정서가 꿈틀거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대로 득표율과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언론사들의 광주 현장르포 기사에서 잘나타난다. 요약하면 전통적인 호남싹쓸이 전략은 변해야겠지만 민주당이 아닌 경쟁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과거와 같은 전폭적인 몰표가 가능할지 의문을 표하는 전문가가 상당하다. 그와 달리 국민의힘 후보는 여론조사 최고치에는 못미치더라도 과거와 다른 상향된 두자리수 득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에서 국민의 힘 침투력을 인정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득표했던 10%는 웃돌 것이라는 민주당발 분석도 있었다.

투표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영호남의 선택에 민주, 국민의힘 양진영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그들은 두 지역 모두 샤이 지지율이 숨어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투표에 임하면 영호남 모두 80%안팎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정치지형이 바뀔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한다.

특정당 텃밭,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로 상징되는 표심속성 변화는 당락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또한 정당의 지역 재편을 가져올 수 있는 폭발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호남에서도 보수야당 기초의원이 등단해 집행부를 질타하는 모습을 볼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지자체장 선거와 총선으로 이어져 정책과 자질로 텃밭대표를 뽑는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킬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호남인의 표심속성의 변화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강한편이다.

변화야 있겠지만 그 폭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측은 양당의 영호남 득표율 속셈과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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