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일사’의 저자 강재 박기현(1864~1913) 선생의 종손이면서 오랜세월 강재선생의 유품을 지켜 온 박병채 옹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1936년 작천면 용상리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 기자로 투신했다.

TBC 방송 기자를 지내는등 언론계에 오랫동안 종사하다가 퇴직 후 1993년 귀향 용상마을 자택에서 생활했다.

고인은 ‘강재일사’가 1999년 전남도문화재로 지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강재일사는 강재선생이 28세 되던 1891년부터 40세 되던 1903년까지, 매일 쓴 일기(日史)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상권에는 1891년부터 1896년까지의 일기가, 하권에는 1897년부터 1903년까지의 일기가 담겨 있다.

일사에는 매일의 날씨는 물론이고 자신의 주요한 일과, 향촌사회의 동향들이 기록돼 있다. 갑오년 일기에는 강진·장흥 일대 농민군의 활동과 그에 따른 관군·유생 및 수성군 측의 대응활동이 날짜별로 매우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고인은 또 2017년 역시 강재선생의 유품인 공주와 대구, 한양 약령시를 오가며 한약재를 매입했던 기록, 그것을 강진을 포함해 인근 지역 한약방에 판매한 장부, 환자들에게 적어 주었던 처방전, 소작농을 관리한 일지등이 ‘강진 병영 박약국 문적’이란 이름으로 전남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고인인 2012년 3월 강재선생의 유품인 금릉읍지(金陵邑誌) 필사본을 강진군에 기증하기도 하는등 조상들의 고문서를 보존하고 가치를 평가받게 하는데 일생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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