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강진군농업기술센터

공직 업무를 보다보면 사업적으로 규모가 큰 것이 주목받기 유리한 경우가 많다. 딸기가 그렇다. 전남농업 분야에서 “딸기”하면 담양딸기로 통하고 많은 관련예산도 담양에 우선권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도 그럴것이 담양 딸기 재배 면적은 387ha에 농업인 수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규모만으로 강진의 열배 이상이다.

그러나 개별농가 소득이나 경쟁력을 자세히 비교해 보면 강진 딸기가 담양딸기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우리군 농민들도 많이 동의하는 사실인데 높은 수준의 재배 기술이 필요한 수경재배 면적은 담양이 53ha정도로 13.7%인 반면 우리군은 30ha 정도로 전체면적의 79%에 달한다.

몇해 전부터 딸기를 매입하고 판매하는 전남권 도매시장에서 강진딸기 농가들이 거의 상위권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고 농업진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도기술원에서 딸기농업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군으로 SOS를 보내고 있다.

작년 여름 전남에 닥친 유례없는 홍수때 많은 딸기 모종밭이 물에 잠겨 문제가 커진 적이 있다. 그당시 급하게 딸기 모종을 찾는 전화가 빗발쳤고 어째서 강진 딸기만 큰 피해없이 잘 넘어갔는지에 대한 질문이 쇄도한 적이 있다.

딸기모종은 일정기간 물에 잠기면 모종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진다. 특정 세균에 감염되면서 그 모종으로 재배할 경우 시들어 죽거나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 강진군 딸기 모종을 만드는 농민들 거의 대부분은 모종을 땅위에서 1m정도 높이 설치된 가대에서 생산하고 있다. 딸기 고설식 육묘방법으로 원래는 편하게 작업하기 위한 시설로 도입되었으나 차차 병이 없고 우량한 모종 만들기에 유리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십수 년전부터 지속적으로 확보해 왔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한해 우리군에서 필요한 모종이 350만개정도인데 고설식 육묘방법으로 현재 약 25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비율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높은 비율이며 이를 통해 재배 경쟁력까지 상승한 것이다.

딸기 재배 면적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난해 홍수 피해 입은 딸기 모종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들거나 폐농한 농민이 발생하는 등 아직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농민신문 최근 기사에 따르면 담양딸기는 지난해 홍수로 약 40%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반면 여름철 딸기 모종을 튼튼하게 키웠던 강진 딸기 농민들은 큰 문제없이 딸기를 키워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반입량이 줄면서 높아진 경락 단가로 예년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얼마전 우리지역에서도 딸기 농장에서 원인모를 고사 문제가 나타났다는 지역신문 기사를 접했으나 문제가 된 농가들은 타지역에서 딸기 모종을 사오거나 아직 미숙한 육묘기술로 인해 재배가 어렵게 된 경우였다. 피해농가에 대해서는 빠른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도록 센터에서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농업분야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어렵지만 한번 정착한 경쟁력은 선순환을 불러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더 단단해지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 공직자들은 지역 딸기 농업인들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강진군은 지난해 도농업기술원 공모 사업 선정으로 쉽게 육묘하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잘되는 농가들은 더 잘되도록 경쟁력을 키우고 부족한 농가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강진딸기는 승승장구하리라 믿는다.

딸기는 비타민C의 보고다. 딸기 100g에 비타민C가 60mg 정도 들어있는데 성인 일일 필요량이 80mg 정도임을 감안하면 하루 5~6개 정도만 섭취해도 하루 권장 비타민 량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건강하고 맛있는 강진산 딸기로 비타민 충전해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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