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쯤이면 산이 몸살을 앓는다. 무단으로 임산물을 채취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재배하고 있거나 다른 사람의 임야에 자라고 있는 임산물을 마치 내 것처럼 채취하는 것이다.

논에 재배하고 있는 벼 한포기를 무단으로 베면 난리날 일이지만, 임업인들이 애써 재배한 임산물을 무더기로 채취하면서도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아는 사람들도 그런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요즘에는 수법이 교묘해지고 집단을 통한 조직적 행위까지 더해지고 있다. 도암면 망호마을 2천평 규모 야산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수백만원 어치의 황칠을 도둑 맞았다고 한다. 30년 이상 자란 황칠나무를 제것처럼 베어간 것이다.

멀리서 눈에 쉽게 띄지 않도록 재배지 중심부를 대상으로 나무의 가장 아랫부분을 베어 통째로 가져가는가 하면 나뭇가지만 잘라간 흔적도 많다.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

강진읍 서기산 일대에서는 목포나 광주에서 승합차에 인력을 싣고 야산을 돌며 조직적으로 임산물을 무단채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야생차가 자생하는 곳도 여지없이 불법 채취자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릅이나 엄나무, 취나물, 고사리등 봄에 나오는 모든 임산물이 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임도 주변은 아예 싹쓸이를 당하고 있는 곳이 많다.

농산물 절도에 버금가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요즘 마을에서 농산물 절도가 거의 사라진 것은 각 길목에 세워진 CCTV 때문이다. CCTV가 길목마다 절도차량을 감시하고 있다. 임산물도 그렇게 하는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주요 길목이나  임도 입구에 CCTV를 설치해서 임산물 절도자들을 감시하고 잡아야 한다. 모든 산을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시범적으로 몇군데를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산물 절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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