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KBS1 TV 인간극장에 소개됐던 강진 서기산 입산 20대 부부가 사실상 다른 곳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산 기슭에서 자연과 함께 새로운 삶을 펼쳐 보겠다고 당차게 다짐했던 부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만큼 주변 주민들의 아쉬움도 큰 것 같다.

당시 부부의 사연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도시의 삶을 접고, 달랑 농가주택 하나 지어 세 가족이 산기슭으로 들어온 것 자체가 화제였다.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두 부부는 그런저런 관심에 맞물려 강진을 홍보한 부대활동도 했다. 방송이 나간 후에는 전국에서 부부를 보겠다고 찾아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부부가 부모님들이 살고 있는 영암으로 다시 간게 벌써 몇 달째라고 하니까 서기산 꿈은 오래전에 무산된 셈이다.

부부의 사연은 귀농 귀촌이란 그렇게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게 한다.

우선 농촌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하고, 농촌에서 거주하면서 할 일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푸른 꿈만을 가지고서 귀농 귀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서기산 부부의 경우 텔레비전에 묘사되는 풍경은 전형젹인 전원생활이었지만, 그곳의 지리를 아는 사람들은 저 곳은 그럴 곳이 아닌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깊은 산골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을에 섞여 살 수 있는 곳도 아니었다. 지대는 북향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거주지로서는 많은 불편이 있었던 것이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권장하고 싶은 것은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거든 준비를 잘 하라는 것이다.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사계절을 겪어 봐야 그곳의 풍토와 문화를 알 수 있다는 가르침은 가장 깊게 새겨들을만 하다. 시간을 가지고 현지 조사를 잘 하라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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