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지난해 초 설에 이어 세 번째 명절을 보냈다. 도시의 친척들은 오지 않았고, 도시로 명절쇠러 가던 노부모들의 모습도 사라졌다. 차례상은 갈수록 조촐해 지고, 명절경기도 옛 말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가 최소한 올해 말까지 갈 것이라고 하고, 전문가에 따라서는 마치 감기처럼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우리민족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명절 문화가 결국 뿌리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있다는 의미다.

다행히 올해안에 코로나 상황이 끝나더라도, 지난 몇차례 명절을 보내며 형성된 ‘단출한 명절문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은 것도 코로나가 해결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코로나가 우리 일상과 문화를 바꿔 놓을 범위는 광범위하고 무한하다. 특히 유교문화가 대도시 보다 아직까지 많은 범위에서 지배하고 있는 농촌은 그 변화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제사는 물론이고 문중에서 지내는 시양이 쇠퇴할 것은 물론 씨족의 결속은 그 와해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고조부모까지 지내던 제사는 진즉 증조모로 내려오고, 부모대만 제사를 모시는 가정이 늘었지만, 앞으로 제사 문화는 끝도 없이 변화할 것임에 틀림없다. 돌 잔치나 칠순잔치, 팔순잔치 하는 일상적 행사들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소풍이나 운동회가 어떻게 될지도 미지수다.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어떻게 해서든 변화가 불가피 하다.

우리는 지금 큰 변화의 물결위에 있다. 어찌 보면 일류에 가장 큰 변화가 1차 산업혁명때 이뤄졌다면, 이번 코로나야 말로 1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일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적응해야하는지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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