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보다 조용한 설이 다가 왔다. 코로나19의 힘은 수백년을 넘어 수천년을 이어오던 우리 전통 명절의 근간을 바꿔 놓았다. 모이고, 절하고, 나눠 먹는게 명절의 큰 행사인데 그게 막혔고 그게 바뀌었다. 모이지 못하니 나눠 먹는 전통도 흔들린다.

명절이면 볼 수 있었던 자식들을 만나지 못하는 농촌의 노부모들은 마음이 아프다. 집에서 자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되지 않은 요양병원 침대에 누워 우두커니 명절을 보내는 노인들의 심정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렸다.

결국 비대면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 앞으로 삶은 어떻게 하면 비대면속에서 마음을 채우고 거리를 두는 상태에서 마음의 여유로움을 누려가느냐 하는데에 행복의 유무가 달려 있게 될 것이다.

비대면이란 사람을 전혀 만나지 말라는게 아니다. 철저한 방역수칙속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람과 관계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밀집한 지하철이나 복잡한 버스안에서 코로나가 번졌다는 말은 아직 없다. 스스로 마스크 쓰고, 침 튀기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설도 마찬가지다. 방역수칙은 철저히 지키면서 어려운 이웃에 고개를 돌리는 여유를 갖자. 자식들이 오지 않고, 친지들의 방문이 없으니 외로울 이웃들이 많다.

명절이 명절같지 않으면 사람들은 더욱 우울해 진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챙기고, 작은 선물이라도 건네는게 이 시대에 명절을 보내는 기법이다.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이 더욱 더 절실해 지는 이유다. 어려운 시간이다. 올 설명절은 주변은 썰렁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그런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 보자. 우리는 지금 코로나가 끝나도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명절문화를 맞고 있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