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꼬막 육상 양식은 어민들의 새로운 희망입니다”

기존 바다 갯벌 아닌 육지에서 치패 중간양식 처음 시도 성공
8월초 치패 입식 2달간 5㎜이상 성장 … 생존율도 70% 이상
“지속적인 먹이공급 문제만 해결되면 육상 대량 양식도 가능”

이재영 전 어촌계장이 마을 양식장 앞에서 캔 참꼬막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재영 전 어촌계장이 마을 양식장 앞에서 캔 참꼬막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전 강진만은 꼬막, 바지락 등 패류의 천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풍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꼬막과 바지락 어획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라져가는 강진만 패류를 살리기 위해 매년 많은 비용을 들여 종패 살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패사율이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칠량면 봉황마을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재영(48) 전 봉황마을 어촌계장이 참꼬막 치패를 육상에서 중간육성을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중간육성 실험장은 자신의 자택 바로 옆 공터에 약 2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마련됐다.

이 곳 실험장에는 18평 규모의 커다란 물웅덩이 2개가 있으며 웅덩이 안에는 바닷물로 채워져 있고 바닥에 작은 참꼬막 치패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강진군에서 감소하고 있는 강진만 패류 자원 회복을 위해 종패 살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도암 망호에 있는 다산해양종묘에서 키운 어린 치패를 중간육성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각 마을의 양식장에 뿌려진다.

중간육성을 하는 참꼬막 치패는 보통 1~2㎜크기인데 강진만 바다에 마련된 5곳정도 되는 중간육성장에서 10㎜이상 자라게 되면 양식장에 뿌려진다.

하지만 참꼬막 치패는 중간육성단계를 거치면서 생존율은 잘 성장하더라도 30% 정도에 불과하다. 또 중간육성 단계에서 성장하는 어린 참꼬막 치패를 돌보기 위해서는 갯벌안에 들어가 작업을 해야 하는데 작업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이재영 전 어촌계장이 마을 앞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하고 있다.
이재영 전 어촌계장이 마을 앞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하고 있다.

 

강진만의 환경변화로 인해 예전에 비해 갯벌층이 두터워지면서 작업복을 입고 들어가더라도 성인 남성의 허리부근까지 빠지기 때문에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어린 치패를 바다에서 성장시킬 경우 참꼬막을 잡아먹는 해양생물들로부터 지켜내기가 어렵다. 고동이나 벌떡게, 숭어, 종미 등이 어린 참꼬막을 잡아먹기 때문에 이들 생물들을 보면 곧바로 제거해주어야 하지만 24시간내내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생존율은 더욱 떨어지는 것이다.

참꼬막 중간육성을 하는 어민들을 보던 이 전 어촌계장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던중 육지에서 키워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곧바로 참꼬막 치패를 생산하고 있는 도암 망호의 다산해양종묘를 찾아갔다.

그는 다산해양종묘에서 새로운 방식의 양식법을 연구할 계획을 설명하고 방법에 대해 의논을 했다. 다산해양종묘 김주환 대표는 그 자리에서 젊은 청년의 새로운 양식법에 대한 연구 열정을 눈여겨보고 200만원 상당의 참꼬막 치패를 실험용으로 무상으로 지원했다.

자택 바로 옆에 마련된 양식장의 모습. 2개의 웅덩이에서 참꼬막 치패가 자라고 있다.
자택 바로 옆에 마련된 양식장의 모습. 2개의 웅덩이에서 참꼬막 치패가 자라고 있다.

 

이 전 어촌계장은 자신의 자택 바로 옆에 창고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에 작은 실험용 양식장을 만들었다. 수면적 18평 규모의 물웅덩이 2개를 만들고 그곳에 마을 앞 바다에서 퍼온 바닷물을 채웠다. 물은 양식장으로 지속 공급가능하도록 파이프도 설치했다. 이렇게 자신의 사비 300만원을 들여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처음 다산해양종묘를 통해 3만미의 참꼬막 치패를 받았다. 크기는 3.8㎜ 정도 됐다.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중간양식을 할 경우 1~2㎜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크다.

이는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에 참꼬막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인 장소에서 조금 더 성장시킨 후 양식장으로 옮긴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 8월 7일 처음 참꼬막 치패를 실험양식장에 입식시켰다. 이로부터 약 2달가량이 지난 현재 참꼬막 9㎜이상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했고 생존율도 70%이상에 달하고 있다. 첫 실험 양식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다의 중간양식 방식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장점외에 성장기간이 훨씬 짧아 어민들의 소득증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다에서는 최소 1년이상은 키워야 양식장에 뿌릴 수 있는 크기로 성장하는데 반해 이 곳 육상 양식에서는 빠르면 3개월 정도면 양식장에 뿌릴 수 있는 크기로 자란다.

육상 양식 방식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다면 참꼬막 치패의 생존율을 높이고 빠르게 성장시켜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민들의 소득증대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소식을 들은 강진군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승옥 군수가 직접 이 전 어촌계장의 양식장을 찾아 현황 설명을 듣고 새로운 양식법에 도전한 이 전 어촌계장의 노고를 치하했다.

육지에서 참꼬막 중간육성을 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적인 먹이공급이다.

바다에서 키울 경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먹이들이 많아 공급 걱정이 없지만 육지에서 키울 경우에는 바닷물을 통해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주어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현재는 참꼬막 어린 치패들에 먹이를 주는 방법은 바닷물을 끌어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매일 양식장의 바닷물을 갈아주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원활한 먹이 공급에 한계가 있어 많은 양의 치패를 키우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어촌계장은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연구중인 대안은 친환경방식으로 새우를 함께 양식을 하는 것이다.

새우를 양식하게 되면 새우를 통해 자동적으로 참꼬막의 먹이가 되는 미생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먹이 공급이 원활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음 양식장에는 참꼬막 치패 육상양식과 함께 새우 복합양식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이처럼 이 전 어촌계장은 칠량 봉황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자라났기때문에 바다에 대해서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어렸을때 보았던 바지락과 꼬막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누구보다 강진만의 패류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바지락과 참꼬막 자원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영 전 봉황마을 어촌계장은 “참꼬막 치패 육상 양식후 1달정도 지난 9월초에 실험삼아서 마을앞 갯벌에 뿌려보았는데 아직까지 죽지 않고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먹이공급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보완된다면 육상에서도 참꼬막 치패를 양식해 어민들이 더욱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기술 연구에 매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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