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은 고기로 승부”… 서른 살 젊은 사장의 열정에 손님도 만족

특수부위 모듬메뉴로 차별화된 고깃집 이끌어
발품 팔아 유통마진 없앤 ‘합리적 가격’선보여

권광선 대표가 추석 명절에 맞춰 제작한 한우선물 세트를 선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권 대표 뒤로 암되야지의 실내 간판이 빛을 내고 있다. 암되야지 상호명은 오늘도 내일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권 대표가 직접 지었다고 한다.

 

구)산림조합 인근에 자리했던 암되야지 식당이 최근 오감통거리로 터전을 옮기고 규모를 넓혔다. 2년 만의 확장이전이다. 식당주인은 서른 살의 권광선 대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영과 돈에 대한 그의 철학은 깊고 뚜렷하다. 부친의 오랜 가르침 덕분이다.

권 대표의 차별화한 영업방식도 주목받는 것 중 하나다. 고객의 선호도에 맞춘 ‘모듬 메뉴’는 소비자들의 입맛과 더불어 식당을 찾는 재미마저 더한다. 그만큼 단골손님층은 탄탄하고 입소문까지 나면서 일반손님들의 발걸음도 차츰 늘고 있다. 권 대표가 전하는 암되야지 식당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권 대표는 식당 내부에 정육점 형태의 2차 판매장을 갖추고 있다. 단골 고객이 많은데다 최근에는 일반손님들의 방문율도 늘고 있다.

 

지난11일 저녁7시 읍 오감통 신흥마트 맞은에 자리한 ‘암되야지’식육식당. 50평 규모의 비교적 널찍한 식당은 한눈에 봐도 쾌적하고 말끔했다. 이전 가게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넓어진 규모다. 그만큼 편의시설은 확충됐고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은 훨씬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이른 저녁부터 이어지는 손님들의 발걸음에 권광선 대표의 손놀림은 빨라졌다. 직접 선별한 고기를 손질하고 내놓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예나지금이나 권 대표의 몫이고 책임이다.

지난 8월 강진읍시장 오감통 인근으로 확장이전한 암되야지 식당 전경.

 

권 대표는 “고깃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고기를 손님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라며 “음식의 좋은 맛은 신선한 재료에서 비롯되고 고객의 웃음은 주인장의 친절과 나눔에서 피어난다는 제 영업철학은 예나지금이나 변함 없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권 대표는 지난 8월 이곳으로 식당을 확장이전했다. 지난 2018년도 구)산림조합 인근에 암되야지를 창업한지 2년 만에 식당 규모를 두 배로 키운 것이다.  

‘암되야지’식당이 손님들을 흡수하는 경쟁력은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메뉴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한데 있다.

고기가 맛있기로 입소문 나서면서 코로나19여파도 예약손님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고기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도록 마련한 ‘돼지 한마리’나 ‘이것저것’ 또는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를 신선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갖춘 ‘소 한마리’메뉴 등은 고기의 특수부위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 가격 또한 비교적 저렴하다 보니 손님들의 지갑을 자연스레 열게 만든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고기 품질이나 맛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10년 넘는 경력과 노하우를 지닌 권 대표가 직접 고기를 선별하고 때로는 발골작업까지 하다 보니 품질은 물론이고 신선도까지 뛰어나다. 중간유통마진마저 없애다보니 고기를 비싸게 판매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추석을 맞아 제작된 한우선물세트는 15만원~20만원으로 가격이 다양하다.
추석을 맞아 제작된 한우선물세트는 15만원~20만원으로 가격이 다양하다.

권 대표는 “발로 뛰어서 같은 품질의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시장조사를 했고 유통과정을 축소해 박리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손님들이 만족하는 품질의 고기를 끊임없이 제공해온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지게 된 비결 같다”고 전했다.

고기를 단순히 먹고 즐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정육점 형태의 결합을 통해 2차 판매로까지 이어지도록 한 것도 고기품질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이 묻어난 권 대표의 독특한 영업방식이다.

권 대표는 “손님들의 요구로 정육점 형태를 갖춰 2차 판매를 본격화했다”며 “단골고객도 꽤 늘어나면서 식당매출의 20~30%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대표는 “축산물 소비트렌드는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지 오래다”면서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가격의 만족도 높은 상품을 구입하기를 원하는 동시에 고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신뢰, 환경 등의 가치도 고려한다”고 전했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 모두가 암~잘 되야죠”
권 대표가 식당이름을 ‘암되야지’로 정한 것은 오늘의 도전과 내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 대표는 “손님들이 암되야지를 그저 암퇘지에 대한 느낌적 표현으로 인지하고 계시더라고요. 물론 그런 의도도 없지는 않지만, 암되야지는 ‘오늘도 내일도 잘 되야지, 암~ 잘 되야지’라는 기대감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서른 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영과 돈에 대한 철학은 깊고 뚜렷했다. 부친의 오랜 가르침 덕분이다.

권 대표가 연암대학교에 입학해 축산업을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연암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농축산 특성화대학으로,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 LG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학교로 잘 알려져 있다. 

권 대표의 부친 권태복(65)씨는 강진도축장 공장장을 지냈다가 지난 2010년 퇴사해 현재는 작천에서 소를 키우고 있다.

권 대표는 “오늘날 가게를 이전확장하기까지 경제적 기반과 발판은 부모님께서 마련해주셨지만 그것을 쌓고 만들어 가는 것은 오로지 제 몫이고 역할이다”며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온 것 같다. ‘부모님에 대한 보답’과 ‘손님들로부터의 인정’. 딱 그 두 가지뿐이었다”고 전했다.    

창업 2년 만에 단골고객을 늘리고 그를 기반으로 가게를 확장 이전하는데 있어서 권 대표 나름의 ‘뚝심’도 한몫했다.

권 대표는 지난 2019년도 돼지 파동으로 삼겹살이 폭등하면서 이른바 ‘금(金)겹살’로 불리던 때에도 돼지고기 가격을 단 한 차례도 올리지 않고 꿋꿋이 일 년을 버텼다.

“돼지값이 폭등하면서 일부 식당들은 삽겹살 가격을 200g당 많게는 1만5천원까지 올리기도 했죠. 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저는 끝까지 9천900원을 고수했습니다. 고객들을 위해서였죠”

돼지값 파동에도 권 대표가 기존 가격을 고수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유통과정을 최소화하면서 다량으로 확보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이를 위해 순천과 나주 등을 축산유통단지를 틈나는 대로 돌며 고품질의 고기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권 대표는 고기값의 지속적 인상에 최근 가게를 확장이전하면서 2년 만에 고작 1천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권 대표는 앞으로 소매 중심적인 고기유통문화를 넓혀 ‘암되야지’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상업공간으로 키워가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권 대표는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고기만을 선보이는 암되야지 명품관을 건립하여 강진을 대표하는 이름난 고깃집을 이끌어 가고 싶은 것이 바람이자 목표이다”고 밝혔다.         


암되야지 인기 메뉴‘목덜미살’

목덜미살은 돼지 한 마리에 딱 한 점 밖에 나오지 않아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근육 조직이 굵어 부드러우면서 꼬들꼬들한 식감이 으뜸이다. 살 사이에 하얀색 지방이 고르게 분포되어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한 맛이 느껴진다.

상추와 쌈장보다는 열무에 갈치속젓을 곁들여 함께 먹으면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보통 마리당 200~400g만 나올 정도로 귀한 부위로 암되야지 식당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 중 하나다.  가격은 200g기준 1만3천원. 예약 문의는 434-994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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