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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문화역사 새로 쓴 윤순학 전 실장
대구 단풍나무부터 금곡사 중창과정까지
2019년부터 1년 6개월간 69회 연재
강진사람들의 흔적 찾아간 대장정 마무리
1회분 자료조사에만 1달정도 시간 소요
지역의 역사, 문화이야기 재미있게 풀어내


2019년 1월 시작됐던 ‘남기고 싶은 이야기’의 첫 번째 인물이었던  윤순학 전 기획홍보실장의 ‘향토문화가 자산이다’이야기가 69화를 끝으로 연재가 마무리됐다.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강진에서 각 분야에 종사하면서 그 일의 변화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여러 가지 뒷이야기나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던 코너였다.

코너의 첫 순서로 남도답사 1번지이면서 지역의 문화분야에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인물을 찾던중 군청에서 고려청자박물관장을 비롯 문화관광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해왔던 윤 전 실장이 적임자로 선정됐다.

윤 전 실장은 자신이 공직생활중 경험했던 일들을 1년 6개월동안 글과 사진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주었다.

첫 화에서는 본인이 태어난 고향인 마량 산동마을 이야기와 대구와 마량이 나눠지기 이전 대구면의 모습, 공직 생활을 시작했던 시대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을 시작했다.

첫 화에서는 대구면사무소 앞의 커다란 단풍나무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관심을 끌었다. 한 도지사가 대구면을 찾았다가 나무의 모습에 반해 도청사로 가져가려 했다는 이야기였다.

이후 대구면사무소 시절과 본청으로 전입한 이후 여러 부서를 돌며 근무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윤 전 실장은 문화관광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기에 영랑생가 복원과 다산초당 주변 나무 벌목, 다산사경첩 발행, 청자촌 조성사업, 청자 해외순회 전시회 개최 등 쉽게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사업들의 뒷이야기를 재미있는 일화를 곁들여 전해주었다.

이렇게 글을 연재했던 윤 전 실장과 취재기자는 1달에 1~2회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진행해왔다.

윤 전 실장은 주요 내용들을 꼼꼼하게 정리해 글을 보면서 하나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매주 취재가 이뤄졌다.

윤 전 실장은 1회분의 글을 준비하기 위해 사업시기와 금액, 내용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4일 밤낮으로 준비를 해야만 했다.

먼저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따른 취합할 자료를 결정했다. 주로 사업에 관한 금액이나 시기 등은 숫자가 틀리면 안되기때문에 정확한 자료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윤 전 실장은 강진군의회 회의록을 이용했다.

군의회는 초대군의회때부터 회의록이 모두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가 필요할 때에는 회의록 자료에서 발췌했다.

특히 종합운동장 건립 이야기는 준비과정에서 자료를 취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던 이야기였다.

이 사업은 문덕형 군수시절인 1989년부터 2002년 윤영수 군수때 마무리됐다. 20년이상 걸렸던 사업이기 때문에 중간에 금액과 계획이 여러차례 바뀌었기 때문에 자료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강진군의회 회의록도 1991년부터 있기 때문에 그 이전 사업 내용은 별도로 자료를 찾아야했기에 더욱 어려웠다. 최종적으로 이야기를 연재하기까지 자료조사에만 1달정도 시간이 걸렸다.

기록이 없는 시기는 군청 내무과에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근무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내역과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역사물의 경우에는 또 다른 자료들을 참고했다. 주로 조선왕조실록의 강진편이야기와 옴천출신 김기삼 전 조선대 총장이 1995년 발행한 ‘강진군의 민족운동 연구’와 1978년 강진군이 발행한 강진향토지, 강진군정 50년자, 강진군 읍면마을사, 강진군의 문화유적 등 다양한 역사 서적과 자료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자료를 취합했다.

가장 최근에 연재했던 강진군의 인구변화 역사에 대해 자료를 모을때에도 다양한 역사 기록들과 강진군 통계연보 자료까지 취합해야만 했다. 종합운동장 이야기만큼 1달이상 시간이 소요돼 더욱 애착이 가는 이야기였다.

윤순학 전 군청 기획홍보실장이 자신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곳에서 윤 전 실장은 100여권에 달하는 책에서 자료를 찾아 글을 연재했다.
윤순학 전 군청 기획홍보실장이 자신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곳에서 윤 전 실장은 100여권에 달하는 책에서 자료를 찾아 글을 연재했다.

 

윤 전 실장이 이렇게 꼼꼼하게 옛 기록들과 서적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자료가 틀리지 않도록 준비했던 것은 사명감이었다.

신문에 실리는 기록 하나가 잘못되면 나중에 후배들이 참고할 자료가 잘못돼 바로잡기가 힘들다는 사실에 책임감을 갖고 틀리지 않도록 자료를 준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이렇게 그동안 연재했던 이야기들의 자료만 한글 프로그램으로 약 110페이지가 넘고 작성했던 글들은 약 200페이지 정도가 된다. 이 자료들은 아직도 윤 전 실장의 컴퓨터속에 소중하게 보관돼 있다.

윤 전 실장은 글을 연재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다고 전하고 있다. 처음 코너를 시작할때에만 하더라도 공직 후배들 정도만 읽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연재가 시작된 이후 그 생각은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날 윤 전 실장이 종친회 일로 도암면의 한 마을을 가게 됐다. 그 곳에서 한 주민을 만났는데 전혀 일면식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윤 전 실장에게 “신문에 글을 연재하는 사람이 아닌가요”라고 물으며 반갑게 인사를 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기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재미있는 글 잘 읽고 있다는 인사말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주민들과 만남을 통해 연재를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런 일은 강진읍내에서도 있었다. 윤 전 실장은 돈을 인출하기 위해 농협 군지부를 찾았다. 이 곳에서도 한 낯선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며 “혹시 윤순학씨 아니신가요?”라고 물으며 강진일보의 연재되는 글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해 신문의 위력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전 실장이 오래된 고서적에서 강진에 관련된 내용의 자료를 찾고 있다.
윤 전 실장이 오래된 고서적에서 강진에 관련된 내용의 자료를 찾고 있다.

 

이처럼 알아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연재되는 글을 잘 읽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말들이었다. 이들이 만나면 대부분 물어보는 질문은 비슷했다. 바로 세세한 수치까지 어떻게 기억해서 정확하게 기록하는가였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군민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고 연재기간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일부 몇몇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바로 나중에 정치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윤 전 실장은 단호하게 “관심없다”고 답변했다.

윤순학 전 실장은 연재를 마무리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군동 금곡마을 인근의 텃밭 100평에 참깨와 고구마 등을 심어 농부로서 일도 하고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닐 계획이다.

윤 전 실장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초등학교 학생수의 변화이다. 통계연보 기록을 토대로 지역 초등학교 학생수의 변화추이를 하나로 모아 정리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윤 전 실장은 “향토문화 이야기를 연재한 1년 6개월동안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돼 즐거웠다”며 “앞으로는 독자로서 신문을 읽고 글쓰는 일도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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