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시대 강진의 첫 해외교류는 네덜란드 호르큼시였다

1995년 1월1일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29번째 정회원국이 됐다. 이런 흐름에 지방자치단체도 국제교류를 통한 협력을 통해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인적 물적 교류를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국제도시간 자매결연이다. 국제도시간 자매결연은 2003년 이전까지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아 추진해야 했다.

그러나 2004년 1월 규정이 폐지되어 자매결연 추진은 자치단체의 고유한 권한으로 독자적인 판단아래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자매결연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이 그만큼 무거워졌음을 의미한다.

강진군은 네덜란드 호르큼시, 미국 스노콜미시, 중국 용천시, 일본 하사미정, 필리핀 밤반시, 베트남 하우장성 풍힙현 등 6개 도시 등 국제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중에 속한다.

대표적인 형태로는 인적교류, 문화·스포츠교류, 기술·학술 교류, 산업·경제교류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국가별 자매결연(우호협력) 추진배경은 상대 도시의 요청과 우리 군 희망에 의해 체결된 2가지 형태였다.

먼저 네덜란드 호르큼시는 내가 문화관광계장이던 1993년 5월 주한 네덜란드 대사 부부를 수행하면서 전라병영성과 하멜의 흔적이 배어있는 한골목 돌담길 그리고 병영양로당 위 병영천(적벽청류) 서삼인 배수로를 둘러본 뒤 박재순 군수와 설성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 교류협력 의지표명이 있었다.

당시 대사는 청자촌을 가는 도중 야산의 신록과 강진만이 어우러진 풍광을 보며 유럽 지중해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곳으로, 장차 지중해처럼 휴양지로 변모해 갈 것으로 믿는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대사의 모습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뒤 1996년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교류협력 요청과 1996년 6월11일 네덜란드 빔콕(Win Kok) 총리가 내한할 때 강진군수가 참석하여 상호의견을 교환하는 도중 빔콕총리의 후원 표명이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1997년 5월 21일 호르큼시장 등 8명이 강진군청을 방문하고 우호교류 협력에 관한 의향서 체결을 맺은데 이어, 호르큼시장 초청으로 1998년 10월 3일 강진군수 등 5명이 호르큼시청을 방문하여 피트 에이슬스 시장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활발한 상호교류․우정․협력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성과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서명을 하였다.

이는 네덜란드 하멜 일행 64명이 일본으로 항해하던 도중 난파되어 1653년 8월 16일 제주도에 표착한 후 강진 병영에서 1656년부터 1663년까지 7년 동안 생활한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는데서 비롯된 체결로써 350여년 전의 우정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호르큼시와 주요교류 현황으로는 2003년 7월 2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강진군수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과 면담후 히딩크 감독의 손과 발모양을 받아 제작 후 하멜 전시관에 비치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청자문화제 행사 때 네덜란드 캄프국방장관과 하인드브리스 주한대사가 참석했다.

2007년 12월3일 하멜기념관 개관식 때 피트 에이슬스 호르큼시장, 한스하인스 브룩 주한 네덜란드대사 부부, 딕 반 잔텐 하멜재단이사장, 자쿠스 스넵 하멜재단이사 등이 참석하였다.

이때 하멜동상과 하멜이 사용했던 대포 1점, 나막신과 하멜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릇과 수저, 당시 사용되었던 델프트 도자기를 각 1점씩 기증하였다.

이후 주한 대사 등 일행이 꾸준히 강진을 방문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29일에는 멜리산트 브리엔 시장 일행이 강진군을 방문하는 등 인적 물적교류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양 도시간 우호증진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강진군은 네덜란드 호르큼시에 고려상감청자와 호르큼시 하멜하우스 건립비 등을 지원한바 있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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