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친환경으로 건강한 유기농 바나나 재배합니다”

2017년 귀농, 지역 최초 바나나 재배 성공
제주도귀농협회장 맡으며 강진과 인연
도에서 유일한 바나나 판매 농장으로 성장

김 씨가 바나나 나무의 어린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붉은색 껍질이 벗겨지면서 나오는 작은 열매가 자라서 바나나가 된다.
김 씨가 바나나 나무의 어린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붉은색 껍질이 벗겨지면서 나오는 작은 열매가 자라서 바나나가 된다.

요즘 강진농협 파머스마켓의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눈길을 끄는 과일이 있다. 바로 열대과일로 알려진 바나나이다.

이 곳에서 판매중인 바나나는 강진에서 재배된 바나나이다. 이 바나나는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바나나를 출하하고 있는 농가에서 재배한 것이다.

강진읍 춘전리 부춘마을 인근에 자리한 지우네스토리팜 농장은 김생수(52), 박진숙(48)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김생수씨는 무안출신으로 강진으로 귀농오기 이전에는 경기도 파주에서 인쇄소를 운영했던 사업가였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부도를 맞게 됐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귀농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김 씨가 처음 귀농 장소로 선택한 곳은 제주도였다.

제주도에 자리잡은 김 씨 부부는 양봉과 감귤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와 동시에 제주도귀농협의회에도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제주도귀농협의회장까지 맡게 됐다.

김 씨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송키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김 씨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송키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바로 이때 강진과 인연이 닿았다. 이 시기에 강진군귀농협의회와 제주도귀농협의회는 일 년에 한 번씩 서로 지역을 방문하며 농업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때 제주도귀농협의회장으로서 강진군을 찾아오게 됐다.

이때 김 씨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은 강진의 날씨가 농업에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또 제주도는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농사를 지을 땅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땅값도 많이 오르면서 농사를 짓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김 씨는 과감하게 강진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지난 2017년 2월 강진읍 춘전리에 자리를 자리를 잡게 됐다. 이렇게 김 씨 부부의 강진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시험 재배 중인 노니의 모습이다.
현재 시험 재배 중인 노니의 모습이다.

강진으로 귀농온 직후 김 씨가 생각한 작물은 바로 제주도의 특산물인 감귤이었는데 따뜻한 강진의 날씨에 노지 감귤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문제는 감귤 나무가 수확을 하기까지 성장하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5년동안 수확하며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고민하던 차에 바나나를 선택하게 됐다. 바나나를 선택하자 김 씨의 주변 지인들은 외국산 저렴한 바나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걱정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들과 생각이 달랐다. 최근 전세계에서 바나나가 뿌리곰팡이병이 퍼지면서 멸종위기에 있다는 뉴스를 봤고 병으로 외국의 바나나가 줄어든다면 충분히 국내산 바나나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김 씨가 수확한 바나나를 포장용기에 담고 있다.
김 씨가 수확한 바나나를 포장용기에 담고 있다.

여기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을 접목해 고품질 바나나를 생산한다면 최근 트렌드인 건강한 먹거리와도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 씨는 1,000평 규모의 하우스를 신축하고 제주도에서 바나나 나무 600주 정도를 구입해와 하우스에 식재했다. 일반적으로 바나나는 2년에 3회정도 수확을 하면 나무를 뽑아내고 다시 심어야 한다. 이 때문에 김 씨는 추가로 400주를 식재해 총 1,000주 바나나 나무를 심었다.

김 씨는 소비자에게 떳떳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농약과 살충제, 액비 등을 모두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살충제는 상사화, 유도화, 자리공뿌리, 은행 등 살충효과가 있는 약초를 이용해 제작해 바나나 나무에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황을 소재로 살균제도 제작해 사용하고 있고 영양제도 자신이 직접 EM활성액을 사용해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건조한 바나나
건조한 바나나

김 씨는 2017년 강진으로 귀농한 직후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유기농업 교육에 참여해 배운 것들을 활용하고 있다. 지금도 농장 한켠에는 김 씨가 직접 만든 액비와 살균제 등이 병에 담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 씨의 바나나농장 하우스안에서는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역내 영동농장에서도 음악을 들려주며 벼농사를 짓는 것과 같이 김 씨는 바나나 나무에 음악을 들려주며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바나나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수입산 바나나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방부제나 약제를 사용해 세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물질은 바나나의 유통기간을 늘려주지만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 씨가 재배하고 있는 송키바나나는 농약이나 화학 비료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건강한 바나나를 생산해내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바나나를 수확하기 시작해 강진농협 파머스마켓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직거래를 통해 전국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김씨의 바나나농장 전경.
김씨의 바나나농장 전경.

김 씨는 현재 전남도내에서 유일하게 바나나를 출하하고 있는 농가로 전라남도와 농협 전남본부 등에서도 김 씨의 농장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러 농가가 견학을 오기도 했으며 도지사에게 직접 바나나 농가 대표로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현재 김 씨는 도비를 지원받아 바나나 농장 900평 정도를 추가로 신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니 100주를 농장 한쪽에 심어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 100주중에서 최근에 70주 정도가 살아남아 자라고 있다. 김 씨는 노니 재배에 성공하게 되면 가공을 통해 농장 체험이나 판매까지 연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노니는 차나 비누 등으로 가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가공용 비누도 제작해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면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바나나에 이어 노니까지 강진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니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노니를 강진의 특산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김생수씨의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한 송키바나나는 현재 3㎏ 1박스에 택배주문시 4만원이며 농장 방문 구입시 3만원에 판매되며 010-7220-3978번으로 주문하면 된다.

김생수씨는 “나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내놓을 수 없는 바나나는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념을 지켜가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바나나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농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키바나나는 어떤 품종?

김생수씨가 재배하고 있는 바나나는 ‘송키밥’이라고 불리우는 바나나 품종이다.
이 품종은 제주도에서 국내 환경에 맞게 개량한 종으로 일반 바나나에 비해 쫀득한 식감을 갖고 있으며 당도가 높다.

특히 일반 바나나가 속살이 하얀색인데 반해 송키바나나는 겉은 녹색이지만 속살이 노란색을 띈다. 여기서 ‘송키’는 제주도 방언으로 채소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 씨의 송키바나나는 방부제나 화학약품처리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은 3~4일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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