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수준 47점 전시… 강진청자 우수성 국내외 입증

2006년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5박6일동안 치유의 숲과 유기농의 본고장 미야자키켄 아야죠, 도자기의 고장 아리타죠와 마시코죠, 카사마시 등을 둘러본 후 본격적으로 강진청자 일본순회전 준비에 돌입했다.

나는 귀국후 순회전시 계획을 세웠다. 2007년도 군의회 정례회 본예산 심의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거치며 2억원의 예산이 확정됐다.

일본순회전의 추진위원장으로 단국대학교 도예과 박종훈 교수를 선임했고 고문에 이용희 청자장과 조기정 청자장을 위촉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기정 청자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전시회 명칭은 ‘천년 나들이 강진청자 일본 순회전’으로 정했다. 전시일정은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2007년부터 6월 7일부터 11일까지 6일간을 시작으로 나고야 노리다케 사가에 갤러리에서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카사마 공예의 언덕 구라후토홀에서 6월 19일부터 24일까지 개최가 이어졌다.

뒤를 이어 마시코 멧세 도예전시관에서 6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교토 문화박물관에서 7월 3일부터 8일까지, 오사카 한국문화원에서 7월 9일부터 13일까지 등 일정으로 결정했다.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었다. 순회전에 전시작품은 47점으로 결정하고 고려청자박물관에서 생산한 화목가마 작품과 18개 개인요 업체들의 작품들도 포함됐다.

군의회에서 당초 2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나 이때 엔저현상으로 1억6천만원의 사업비만을 사용해 4천만원 가량의 예산이 절감됐다.

이제 전시회 일정이 결정됐으니 전시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야하는 숙제가 생겼다. 군에서는 최고의 청자를 생산하기 위해 기존의 낡은 가마였던 제2강진요 화목가마 개축작업을 시작했다. 개축공사는 2007년 1월 22일부터 2월 12일까지 22일간 계속됐다.

가마 개축공사가 완성된 후 본격적으로 4월 23일부터 4월 24일까지 이틀동안 전시 출품 청자 소성 작업이 고려청자박물관에서 이뤄졌다. 이때 가마를 통해 탄생한 작품은 매병, 주자, 향호, 연적 등 총 122점이었다.

청자 소성을 하기 전 군수, 의장, 문화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46회 전남도민체전 성화 채화식을 겸한 고유제를 지냈다. 정성을 다한 도공들의 마음을 하늘이 알아주기라도 한 듯 재현사업 이래 최고의 작품이 잇따라 요출됐다.

이때 화목가마에서 요출된 역삼감표형주자, 칠보향로, 어룡형 주자, 구형주자 등은 일본 6개도시 순회전과 미국 6개도시 순회전시회 출품돼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들은 전시회가 끝나자 청자 애호가로부터 1점당 500만원에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일본 6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전시회가 마무리됐다. 이때 강진청자의 일본 순회전 소식은 국내 지상파TV사와 중앙 신문과 각종 지방지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로 인해 강진 청자의 우수성이 대대적으로 국민 저변 깊숙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청자 판매고가 급신장하였다.

청자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에 11개 업체에서 10억원의 판매고에 불과했지만 일본과 미국 순회전시회가 끝난 2009년에는 23개 업체 51억원으로 크게 증가하여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또 무형의 효과로 지역 작가들에게 강진청자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었고 고려상감청자의 본향이 강진임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효과까지 거둬 강진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는 효과도 거뒀다.

강진청자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소망이 있다면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국내경제의 여파로 내수경기가 위축되어 청자 판로에 어려움이 있는 이때, 관내식당은 물론 군민들의 식탁에 모든 식기가 청자용기로 채워져 청자촌이 활성화되도록 온 군민의 힘이 모아지기를 소망한다.<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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