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민장학재단 기탁금 전년 대비 ‘48% 증가’
기탁자 4,769명 … 익명 기탁자도 매년 4~5명씩

 

작년 11월 한 20대 청년이 강진군청 군수실을 찾았다. 다부진 외모의 청년은 태도가 의젓하고 당당했다. 기부문화에 대한 개념도 확실했다.

청년은 이날 강진군민장학재단에 200만원을 기탁했다. 사회초년생에게 있어 한달 월급과 맞먹을 정도로 큰 액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물었다. 청년은 말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성장하여 또 다른 아이들을 도우면 선행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때문이죠”    

지난 2012년도 강진고를 졸업한 송현석(27)씨의 이야기다. 강진 옴천면이 고향인 송 씨는 지난 2018년 12월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고 고향인 강진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첫 사회적 행보로 강진군민장학재단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자신이 장학금 혜택을 받은 고마움을 지역 후배들을 위해 환원하면서 선순환의 대표적 모범사례가 됐다. 의미 있는 장학금이 한 학생을 사회의 동량으로 키워낸 것이었다.

강진군민장학재단이 자발적인 기부문화로 정착하고 또 그를 통해 사회적 인재를 양성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가 아닌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한 교육 자치를 실현하면서 지자체 장학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019년도 강진군민장학재단(이사장 이승옥)장학기금 기탁금액은 전년대비 48%증가한 3억7천1백만 원으로 현재 164억4천5백 원이 조성됐다.

설립 초기였던 지난 2005년도 당시 조성액 23억8백만 원과 비교하면 613%가량 증가한 액수다. 

특히 올해 기탁액은 3억3천4백만원으로 지난 2016년도 이후 4년 만에 3억원을 돌파했으며 이는 이승옥 이사장 취임 후 군민과 출향인은 물론 기관사회단체,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 등 참여계층이 다양화되면서 기탁자 수와 기탁 금액이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12월말 기준 총 기탁자 수는 4천769명으로 개인이 4,023명, 단체(법인)는 746곳을 나타냈다.

군 관계자는 “강진군장학재단사업의 성과는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자발적 기부 문화에 참여해 온 결과로 보인다”며 “출향인들에게는 애향심, 군민에게는 화합의 매개체, 기부자에게는 인재육성 동참이라는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지방자치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천만 원 이상의 고액 기탁자들은 장학재단 활성화에 불씨를 키우고 있다. 현재 기탁금액이 3천만 원 이상인 개인(33명)과 법인(4명)은 모두 37명이며 5천만 원은 27명, 1억 원 이상은 개인(15명)과 법인(4명)을 합해 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도에는 한 출향 기업인이 익명으로 1억 원을 기탁해 화제가 됐다. 익명의 기탁자들도 한 해 평균 4~5명을 보이고 있다.

소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장학재단사업의 열기를 유지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5천원부터 많게는 5만원까지 매월 자동이체를 통해 장학재단에 소액을 기부하고 있는 것인데, 지난 한 해 동안 자동이체를 통한 소액기부자들의 기탁금만하더라도 2천2백만 원이 넘게 모아졌다.

공무원들은 물론 일반인의 후원으로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소액기부에 동참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공무원들의 자발적 기부문화 참여도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승진자들이나 모범 공무원으로 표창을 받은 수상자들이 자발적 참여로 장학금을 기탁하며 공무원 조직의 기부문화 확산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동이체를 통해 매월 소액을 기부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119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강진군민장학재단은 2005년 설립 후 현재까지 관내 학생 3천750명에게 27억8천1백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명문학교 육성, 중고생 맞춤형 심화학습, 외국어 타운 운영 등에 97억여 원을 지원했고 관내 중학교 야간공부방을 지난 2018년도부터 6곳으로 확대 운영하며 2019년까지 4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초‧중‧고교 학생 281명을 선발하여 8천1백7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며 성적우수, 다자녀 분야 등 9개 분야의 장학생을 선발하는 등 총 5억2천8백50만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승옥 이사장은 “큰 금액을 기탁해주시는 분들도 소중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소액을 꾸준하게 내주시는 분들의 정성에도 감사를 드린다”며 “크고 작은 금액이 한데 모여 지역인재 육성과 교육환경 개선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군민장학재단은 자발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1인 1계좌(5천원) 갖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방법은 자동이체(농협 254-01-004015, 광주은행 625-107-309199, 신협 131-005-631005, 산림조합  612-11-0004950, 새마을금고 2823-09-008254-2, 우체국 500165-05-000764 강진군민장학재단)로 신청하면 된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