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조국 교수의 장관직 사퇴에 대해 국민10명중 6명이상이 ‘잘한일’이라는 여론조사결과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조 장관임명에 대한 전권역 부정여론속에서 유일하게 긍정 평가했던 호남에서조차 조장관 사퇴는 ‘잘한일’이라는 긍정여론이 부정을 앞섰기 때문이다.
 
함께 조사됐던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취임후 최저로 내려앉았고 호남 지지율도 전주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일조했다. 내년 총선과의 연계 심리를 자극하는 민심 흐름이다.

한국갤럽은 지난 15~17일 조국 전 장관 사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 결과 64%가 ‘잘된 일’, 26%는 ‘잘못된 일’이라고 반응했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처럼 전 권역에서 모두 긍정이 부정을 앞섰다.
 
이같은 긍정 일치와 우세속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 등에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0%를 웃돌았다. 이에 호응하듯 호남에서는 ‘잘한일’이라는 응답이 47%, ‘잘못한일’은 38%였다.

문 대통령이 조장관을 임명한 것에 대해 줄곧 잘한일이라고 긍정평가한 호남에서 임명과 길항관계인 사퇴에 대해서도 잘한일이라는 반응이 부정보다 조금 앞선 게 예상밖이었다.

조 장관 사퇴직후 이루어진 갤럽의 조사 변화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이 핵심이다. 임기 반환점(11월 9일)을 앞두고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지던 40%선이 깨진 것이다.
 
문 대통령의 전국 평균 지지율은 39%로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10월 14일 조 전 장관이 전격 사퇴한 이후 중도 보수층은 물론이고 핵심 지지층 일부가 등을 돌리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30대 지지율이 60%에서 46%로 한 주 만에 14%포인트 급락했다. 뿐만 아니라 20대(-8%포인트), 40대(-4%포인트) 등 2040세대의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중도층 지지율도 36%로 전주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철옹성같던 호남 지지율 마저도 전 주보다 9%포인트 하락,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면서 67%로 떨어졌다. 중도층의 대거 이탈과 함께 호남의 큰폭 하락은 청와대와 여권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갤럽조사에서 조국사퇴에 대한 호남의 긍·부정여론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긍정64%, 부정 26%를 보인 전국평균과 차이가 컸다. 대구의 경우 긍부정이 78, 18 부울경은 70, 20 서울 66, 21 충청 66, 24 경기 58, 32로 나타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와 비교하면 호남에서는 긍정(47)면에서 가장 낮고, 부정(38)은 최고 2배이상 높다. 긍·부정의 지역 차이는 조국 자진사퇴가 아닌 대통령의 결정행위로 간주한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호남의 반응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호남과 TK는 일당이 여론을 독점하고 있다. 두 지역의 현역이 반여권 소속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지역여론을 독점하고 있는 당 상황은 딴판이다.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견고하다. 내년 TK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 신인들과 대결했을 경우 크게 뒤진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돼 파문이 일정도다.

민주당 중앙당이 최근 광주전남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총선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폈다. 평가 대상에 다른당 현역 국회의원과 영입이 예상되는 인물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 총선 전망이 대구,경북 자유한국당처럼 밝지않다는 반증이다. 때맞춰 광주, 전남 일부지역에서 현역의원들의 지지여론이 민주당 입지들에게 크게 앞선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와함께 4년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을 화제로 올리는 사례가 잦아졌다.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2015년 10월 둘째 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은 8%로 떨어졌다. 2012년 호남대선에서 92%의 득표율을 얻은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수치다.

차기 대권을 다투던 박원순 서울시장(31%)과 안철수 전 의원(20%)보다 절반 이하로 뒤졌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9%)에게도 밀렸다. 2012년 문대통령 후보 대선 호남 득표율이 92%였던것과 비교하면 참담수준이다.

조국 장관 사퇴에 대한 호남의  긍·부정 여론조사 결과는 절대적 충성도의 균열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에서 긍정67%, 부정 22% 반응을 보인 호남에서 사퇴에 관해서는 긍부정이 반반으로 나타난 게 이상조짐이라는 것이다.

경제난이 개선되지 않고 비핵화, 남북관계, 한미동맹, 탈원전 에너지정책 등에서 실정이 누적된다면 호남민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전조증상과 결부시키는 분석도 있다.

여당 프리미엄과 인물론이 충돌하는 호남 총선 그림이 예상된 가운데 인물론을 앞세우는 여론이 세를 타고 있는 건 분명한 현상이다. 조국 사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호남 민심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상서롭지 못한 징후임을 부정하기 어럽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