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량면 구로리 토우 김유성 대표

금 칠한 찻잔 중국서 인기리 판매
99년 성화대 입학하며 도예가로 입문
공방운영하며 기술과 디자인 개발 연구


토우 김유성 대표가 전시실에 있는 다기세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같은 금을 칠한 잔이지만 어떻게 칠을 하느냐에 따라 문양과 표면의 느낌이 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우수축제에 선정된 제47회 강진청자축제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청자축제는 여름축제에서 벗어나 가을축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개최시기도 7~8월에서 10월 3~9일로 변경했다.

김유성 대표가 강광묵 대표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며 제작해낸 청자 금채 모란문 다기세트의 모습. 찻잔안에 금색을 칠했고 문양을 만들어 넣었다.
청자축제의 주인공은 역시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청자와 이를 만드는 도예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내에는 약 30여개의 개인요 업체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개인요 업체들은 고려청자박물관과 함께 최고의 고려청자를 만들기 위해 기술을 연마하고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개인요 업체들의 작품에도 작은 차이점이 발견된다. 여러 개인요 업체들 중에서 젊은층에 속하는 토우 김유성(44) 대표는 젊은 도예가들중 단연 눈에 띈다.

● 2004년 청자공모전 대상 시작으로 수상 잇따라
김 씨는 본래 목포가 고향이지만 강진과도 인연이 깊다. 바로 어머니의 고향, 즉 외갓집이 강진 병영면이다. 김 씨는 강진 병영면에서 2년정도 초등학교에 다녔을 정도로 강진은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김 씨는 강진에 대해 “행복한 곳이며 어렸을 때 추억이 가득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강진에 대한 애정이 묻어있다.

김 씨는 20대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고려청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24살 1999년 성화대 도자기공예과에 입학하면서 도자기와 인연을 맺게 됐다.

도자기를 만들던 지인으로부터 강진의 청자산업이 전망이 좋고 앞으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을 듣고 도자기를 시작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시작한 도자기였지만 누구보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김 대표는 학교에서 도자기의 기본인 흙다지기부터 물레질, 가마에 굽기 등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대해 배우고 익혔다. 당연히 낯선 분야였기에 배우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바로 이때 강진에서 도예가로 활동중인 강광묵 작가와도 사제간의 인연을 맺게 됐다. 강 작가가 성화대에서 교수로 김 대표를 지도했던 것이다. 이때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며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파트너가 됐다.

대학을 졸업한 후 2002년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졸업생 3명과 함께 성전면에 공방을 차렸고 이름을 ‘토우’라고 지었다. 흙토(土)에 벗우(友)를 썼다. 2011년에는 칠량면 구로리로 공방을 이전했고 성화대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강광묵 작가와 함께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방 운영을 시작한 이후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004년 제4회 강진청자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0년 제13회 전국관광기념품공모전 금상, 전국차도구공모전 대상, 2014년 대한민국 청자공모전 전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에도 제49회 전라남도 공예품대전 대상, 제49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며 전국에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지역에서 도예가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 대표는 아직도 청자가 어렵다고 말한다. 백자, 분청사기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도자기들이 많이 있지만 고려청자는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 디자인 등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작품의 특징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남자 작가들에 비해 여성인 탓에 힘이 부족해 대작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느껴 여성의 섬세함을 적극 활용해 작은 소품들 위주로 제작하고 있다.

● 청자에 금속공예 기법 접목, 디자인 개발 몰두
김 대표가 제작하는 것들은 주로 다기세트와 관광기념품, 반상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 대표는 최근 다기세트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개인요들에서 제작하는 다기세트와는 달리 김 대표의 작품은 고려청자에 금속공예를 접목시켰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디자인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금속공예를 접목하는 방법은 관내 개인요들에서도 활용하는 방법이지만 김 대표는 찻잔내에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문양을 넣어 디자인한다. 한번 이 작품들을 보면 머릿속에 남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

수년전 청자축제장에 전시하기도 했던 청자 종의 모습이다.
김 대표가 청자에 금이나 은을 장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5년전부터였다. 5년전 김 대표는 고려청자박물관과 함께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공모사업을 신청, 선정됐다. 바로 이때부터 찻잔에 금과 은으로 장식하는 기법을 연구했다.

사실 이 기법은 단순해보이지만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청자 찻잔을 제작한 후 액체로 된 금이나 은을 찻잔에 붓으로 바른다. 하지만 백자와는 달리 청자는 유약의 색이 진하기 때문에 금이나 은칠 1번만으로는 청자의 비취빛이 표면에 올라오기때문에 덧바르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바르게 되면 광이 나지 않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어렵게 노하우를 익힌 김 대표는 최근 강광묵 대표와 함께 중국에 진출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봄과 가을에 중국 상해, 심천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차박람회에 나간다. 이는 강 작가가 호남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중국 유학생 제자의 도움으로 중국 진출을 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의 디자인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5일동안 3~5천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추가 주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유성 대표는 “도자기를 배우기 이전 디자인 공부를 했던 것이 청자 작업을 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스승님과 함께 중국 진출에 집중하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자와 청자는 어떻게 다를까?

도자기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백자와 청자가 가장 많이 알려져있다. 백자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고 청자는 강진 등에서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백자와 청자는 같은 도자기이지만 원료인 흙 성분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철분 성분의 유무이다. 청자토에는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백자토에는 철분이 없다. 청자토는 흙 성분도 달라 쫀득거리는 성질이 강하지만 백자토는 그렇지 못하다.

백자토는 고열에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잘 견디지만 청자토는 쫀득거리는 성질 때문에 고열에 흘러내리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백자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청자는 고열에 견디기 위해서는 흙이 두꺼워져야만 한다. 또 청자토에만 다량 함유돼 있는 철분 성분이 유약과 섞이면서 고열과 만나면 바로 우리가 아는 비취빛 청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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