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태풍 에그니스, 1974년 태풍 리타

에그니스태풍 당시 탐진강둑이 터져 물이 범람해 남포마을이 침수된 모습이다.
추석 직전 강타... 피해 주민들 고통의 추석맞아

태풍과 폭우는 추석을 시기하는 걸까. 이달들어 대규모 태풍이 세 번이나 강진을 후려치고 지나가면서 주민들이 전례없이 어려운 추석을 맞고 있다. 옛 신문들을 보면 추석전에 강진을 강타한 태풍들이 적지 않아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1981년 추석은 약력으로 9월 12일이 추석이었다. 그런데 9월초 태풍 에그니스가 강진을 강타했다. 강진에는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696㎜이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군동면 신학리 신평마을은 탐진강 둑이 터져 전답 40정보와 가옥 71동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남포와 목리마을도 마을이 물에 잠겼다. 강진~장흥간 국도도 탐진강 제방과 함께 상당부분이 유실돼 교통이 두절됐다.

당시 에그니스 피해복구기간만 1년이 넘었다고 하니까 피해주민들에게 그해 추석이 어떠 했을지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다.

1974년 태풍 리타도 추석 한달전에 엄습했다. 그해 추석은 1974년 9월30일이었다. 경향신문보도에 따르면 태풍 '리타'의 영향으로 그해 8월 30일 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강진과 장흥, 영암에 393㎜의 폭우가 쏟아져 탐진강이 범람했다.

목리앞 탐진강 둑이 100m 정도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목리와 남포 들판이 물바다가 됐다. 이재민이 967명 발생해서 인근 초등학교로 긴급 수용됐다. 군동단위조합 양곡창고가 침수되기도 했다.

태풍 에그니스 때 무너진 탐진강 둑을 주민들이 울력을 하며 보수하고 있다.
당시 경향신문기자가 현장에서 쓴 기사에 따르면 목리에서는 2천여 가마의 보리와 1천여 가마의 보리쌀이 물에 젖어 씨앗으로 쓸 것 조차 건지지 못했다. 목리와 남포의 학생들은 교과서와 학용품이 몽땅 물에 잠겨 공부조차 할 수 없었다. 또 군동쪽에서는 나천리 인근 탐진강 제방 50m가 무너졌다.

주변 평리, 갈전리, 오산리 등도 피해권에 들어가 집들이 지붕만 보일 정도로 물이 찼다. 당시 피해액은 강진이 8억1천300만원, 장흥이 3억2천만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대적인 복구작업이 벌어졌으나 집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노상에서 천막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보도사진을 보면 추석이 다가오는데도 목리다리 인근에서 노숙한 사람들의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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