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지역을 통째로 뒤흔들었던 치열한 선거전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데 어느새 민선 7기 1주년 소식이 들려온다. 선거운동 기간이나 취임식 때 현란한 수사를 동원해 피 토해 내듯 했던 공약들이 1년 동안 척척 진행되고 있다는 게 공통적이다.

그중에 단연 으뜸자리에 오른 홍보 아이템은 일자리 창출 성과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자체별 성과의 질적 차별성이 드러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자체장들이 일자리 제일주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광주, 전남 지자체가 유독 일자리 창출 성과가 뛰어났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19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평가적 표에서 잘 드러났다.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킨 광주광역시는 지역 일자리 목표 공시제 분야 ‘최우수상’과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전국 58개 우수 자치단체 중 전남도와 전남 8개 시군이 우수 대열에 포함됐다. 전남도는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대상의 영예를 차지해 부러움을 샀다. 기초자치단체에선 여수시·광양시·강진군이 최우수상, 순천시·화순군·영광군이 우수상, 나주시·고흥군이 특별상을 받았다.

전남도 내에서 최우상을 받은 여수, 광양, 강진의 경우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시켜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내거나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장들의 전문성이 수준급이라는 것도 또 다른 공통점이다.
 
경제학 전공자인 권오봉 여수시장은 산업 통산부, 기획재정부를 거쳐 전남도 경제 부지사,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장을 역임한 행정과 경제에 통달한 인물이다는 평을 받는다. 정현복 광양시장과 이승옥 강진 군수는 전남도청 국장급까지 올라 광양부시장과 여수부시장을 역임한 종합 행정 전문가들이다.

또한 그들 모두 지역 토박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전문성과 애향심이 빚어낸 성과라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수준의 프로필을 갖춘 인물들이다. 세 인물 모두 전남도청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도 특별나다. 지자체장을 아무나 하나라는 유행가 가사 패러디가 근거 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최우수상 반열에 오른 강진군은 여수와 광양보다 뒤처진 산업 여건을 극복한 성공사례여서 한층 빛이 난다. 국내 최대 화학 단지를 품고 있는 여수시는 일자리 토대가 굳건하다. 경제자유구역인 광양의 경우도 광양 제철과 협력업체를 비롯 국가산단이 들어서 내실 있는 중소기업이 많은 편이다.
 
이와 달리 강진군은 취임 1년 사이 분양을 완료한 강진 산단이 고작이다. 일자리가 산업단지만을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니지만 원천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이제 분양을 마친 상태에서 군수 취임 1년 사이 높은 수준의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강진군의 최우수상이 돋보인다. 획기적인 산단 분양률 제고(提高)와 함께, 농수산물 가공·유통분야에서도 일자리를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마을기업·사회적기업도 적극 육성했다. 이와 함께 민선 7기 공약 7대 분야 40개 사업을 일자리와 적극 연계해 나간 정책 아이디어가 높이 평가받았다고 한다.

일자리 전담조직 개편, 강진군 일자리창출 지원에 관한 조례 제·개정, 인사와 재정적 인센티브 부여, 투자유치위원회 운영 등 체계적 일자리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 열정이 점수를 보탰다.

일자리 전담조직 개편, 강진군 일자리 창출 지원에 관한 조례 제·개정, 인사와 재정적 인센티브 부여, 투자유치위원회 운영 등 체계적 일자리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 열정이 점수를 보탰다. 이 가운데 강진 산단 분양률을 단기간에 완료한 게 수상 영광을 안겨준 수훈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물류와 금융, 교통, 인력 확보, 산단 간 연계성 등이 취약한 지방산단을 외면하는 게 일반적 추세다. 따라서 공약대로 강진 산단 분양이 될지 의문을 갖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민선 7기 출범 1년 사이 조기 분양 완료함으로써 지난해에 이어 연거푸 일자리 창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될 수 있었다.

지자체 자력으로 기업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산단을 조성하고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결코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이러한 일자리 창출 조건에 부합한 알찬 정책이 강진군의 연이은 최우수상 영광을 안겨준 것이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이승옥 군수는 1년 전 취임사에서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산업구조 취약성을 안고 있는 농어촌의 위기를 지적하고 강진군 인구감소를 걱정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인구 10만여 명을 웃돌던 내 고향 강진이 이제는 겨우 3만 5천 명을 간신히 유지하는 직은 시골 동네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원망이 서린듯한 발언에 이어 이대로 소멸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군수의 우려대로 강진군은 인구 3만 명 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수준인 소멸 위험 진입 단계 지자체로 분류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진 산단이 조기 분양 완료되고 일자리 창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됨으로써 지자체 소멸 위험 걱정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안겨준 셈이다. 강진군은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관광 서비스업이 본 궤도에 올라 부러움을 사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관광산업 융성에 발맞춰 산단이 활기를 띠면 강진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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