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취임한 정호기 강진의료원장은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의사다.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고향 영광에서 영광기독병원장과 제7대 전남도의원을 거친데 이어 민선 4~5기 영광군수를 지냈다.

취임 5개월을 맞으면서 정치인 출신답게 활동력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강진의료원 홈페이지에 게재해 놓은 취임사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신뢰받는 최고의 공공병원이 되겠다’를 제목으로 뽑아 놓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 반갑다.

이를 반영하듯 취임직후부터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자주 무릎을 맞대고 있고, 매주 의료진과 함께 진료실, 입원실 등을 순회하며 환자 및 보호자등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지역 기관 단체장 간담회은 물론 이장단회의 등도 찾아 다닌다. 

또 5월 중순에는 지방의원과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발전자문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얼마전부터는 신전 송천마을의 명예이장도 맡고 있다.

앞으로 강진출신 직원들을 1층에 있는 부서에 배치해 지역민들이 의료원에 오면 수인사라도 나누게 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강진에 있으면서도 전남도의 기관이란 이유로 마치 독립된 섬처럼 지내오던 강진의료원의 모습과 비교할 때 괄목상대한 변화다.

그런 정 원장에게 늘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다고 한다. 강진의료원에 전문의가 17명이 있는데 이중 강진출신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전문의라고 부르는 의사들은 해당 분야에서 실력과 능력을 공인받는 의사들이다.

강진까지 ‘모시고’ 오려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5고초려 이상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고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지난 4월 퇴사한 후 지금까지 후임을 구하지 못해 휴진중이다. 이렇듯 전문의를 데려오기가 힘드니 그중에서 강진사람을 찾아 모셔오기란 탐진강에서 바늘찾기다.

몇 년전에는 강진의료원에 신전면 사초리 출신 의사가 한명 있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주민들 사이에 전해 온다. 고향 출신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더 없이 만족해 했고, 해당 의사도 환자들이 고향사람들이다 보니 그 정성이 깊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누구네 아들이 강진의료원에서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알음알음으로 환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의료원과 주민들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한다.

고향의사, 그 어감만으로도 참 편안한 말이다. 전국에 강진출신 의사들이 상당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향의 공공 의료원에서 큰 보람을 느끼면서 일 하려하는 전문의사는 없을까. 그런 전문의가  그립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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