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20필지 어린 모 고사돼 재이앙

시설 노후로 바닷물 역류, 녹조도 심각

도암 만덕간척지가 2017년 이후 계속 염해피해가 반복되면서 노후 시설 개선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초부터 중순무렵 만덕간척지에서는 모내기가 진행됐다. 며칠 후 220필지 가운데 40%정도 모내기가 완료된 시점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 중 20필지의 어린 모가 누렇게 마르는 염해피해가 발생했다.

일부는 녹조현상과 거품이 일어나는 등 평범하지 않는 현상들이 이어졌다. 피해 논들은 모두 재이앙을 해야만 했다.

이는 만덕호의 염도가 올라가면서 그 물을 모내기에 사용하는 간척지에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어린 모가 고사되면서 농민들은 행정기관에 이를 알렸고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즉시 출동해 만덕호와 간척지내 물을 대상으로 염도측정을 했다. 같은 시기에 사초간척지에도 염도측정을 했다. 측정결과는 예년과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관내 간척지의 경우 염도가 높을 경우 비슷한 수준의 염도를 보였지만 올해는 사초간척지 염도가 0.15 수준이었고 만덕간척지는 0.21로 0.06정도 높게 측정됐다.
 
일반적으로 어린 모들의 경우 0.05~0.08정도가 적절한 수치이며 0.15가 넘어서면 모가 성장하는 데 지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도 측정 결과를 종합해보면 6월 초까지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현재 만덕간척지는 수문 등 시설물이 노후로 인해 바닷물이 역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가뭄으로 인해 염도가 올라갔다면 관내 간척지들 모두에서 염도가 비슷하게 높게 측정되어야 하지만 올해에는 만덕간척지만 유일하게 염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농민들은 만덕호 시설물이 노후돼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덕간척지에서 농사짓고 있는 한 농민은 “수년째 염해피해가 되풀이 되고 있는데 행정기관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가뭄 때문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에는 다른 간척지들은 염해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유독 만덕간척지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간척지 농민들은 또 만덕호 수질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담수호에서 최근 들어서 녹조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고 그 물이 논으로 유입되면서 논의 물까지 녹조현상과 이끼가 끼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논에 이끼가 낄 경우 햇빛 차단과 어린 모가 성장하는 데 방해를 받게 된다. 또 만덕호내 퇴적물이 쌓여 수심이 얕아져 염도관리나 수질악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 찾아간 만덕호 수문 근처 만덕호 물의 색깔이 마치 녹차를 연상케 하는 짙은 녹색을 띄는 막이 물 위에 형성돼 있었다. 녹조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문을 열고 물을 내보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만덕호의 경우 수심이 얕아 개방할 경우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우려돼 개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민들의 지적에 군에서는 해결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수문 노후로 바닷물이 역류한다는 지적에 만덕호 수문 2개 주변에 바닷물을 차단하는 고무패킹 부분을 점검 교체해 바닷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고무패킹의 경우 수문 시설 자체를 교체하는 것 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영산강 지표수보강사업이 현재 해남에서 도암 지석마을 부근까지 관로 공사가 완료된 상태로 이후 도암천까지 연결될 예정으로 이를 만덕호까지 연결하는 방법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군관계자는 “만덕호 퇴적물 준설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 반해 실효성이 떨어져 사실상 어렵다”며 “먼저 수문 고무패킹 교체와 영산강 물 유입 가능 여부, 임천제 물 공급 등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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