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천 죽산마을 마경열, 가오티멘씨 부부

밭대신 논 재배로 고품질 마늘 생산 유도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문제 가장 어려워


작천면 죽산마을 마경열, 가오티멘시 부부가 수확한 마을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마 씨 부부는 밭이 아닌 논에서 마늘을 재배하며 연작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품질이 뛰어난 마늘을 수확하고 있다. 올해 마 씨 부부는 약 14톤 가량 마늘을 수확해 건조하고 있다.
마늘의 고장 작천면. 이 곳 들녘은 봄에는 마늘을 심고, 마늘 수확후인 6월부터는 다시 농업용수를 채워 모내기를 한다. 밭에서 논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작천면의 마늘재배지중 85%이상은 논에서 이뤄진다. 논재배는 밭 재배에 비해 연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병이 오지 않는 다는 장점이 많다.

작천면 죽산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마경열(51), 가오티멘(37)씨 부부 역시 여느 작천 농민들처럼 마늘과 벼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10일 찾아간 작천면 죽산마을의 마씨의 창고에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마 씨 부부가 수확한 마늘을 창고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줄기채로 수확한 마늘을 소 축사 한쪽에 마련돼 있는 벽에 걸어 썩지 않고 건조하고 있다.

수확한 마늘은 그대로 두면 수분이 많아 썩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에 줄기부분을 제거하고 마늘 알맹이만 골라 붉은색 망에 담아 건조하는 작업을 거친다. 일부는 수확을 하지 안고 포전거래를 통해 그대로 중간상인에게 판매되기도 한다.

마 씨는 작천 죽산마을이 고향으로 고등학교 졸업후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살았다. 도시에서 직장도 다녔고 건축일에도 종사하다가 지난 2000년 가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후 평생의 반려자인 베트남 출신으로 가오티멘씨도 만났다.

베트남에 있던 아는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았고 지난 2005년 국제결혼을 했다. 이듬해인 2006년 4월 행정적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우리나라로 입국해 지금까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현재 마 씨는 마을 인근에서 약 5,400평의 농지에서 마늘을 재배하고 있으며 27,200평의 논에서 벼농사도 짓고 있다. 마 씨가 처음 귀농했을 당시에는 벼농사만 했다. 농사일은 해본적 없었지만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도왔던 기억과 부모님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농사일을 배웠다. 마늘농사는 10년전부터 시작했다. 벼농사만으로는 쌀값하락 등으로 소득이 원하는 만큼 많지 않아 부가 소득작물로 마늘을 선택했다.

올해 마 씨는 마늘 5,400평중 3,600평 정도는 평당 8천원에 포전거래를 통해 중간상인에 판매했고 남은 1,800평은 수확을 끝내 현재 건조작업을 위해 준비중이다. 올해는 약 14톤정도 수확량으로 평년과 비슷하다. 아직 마늘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예년에 비해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포전거래의 경우에도 보통 평당 1만원정도에는 거래가 되어야 하지만 올해에는 8천원에 머무르고 있다. 마늘도 건조마늘의 경우 지난해에는 1㎏당 2천원정도였고 가장 좋을 때에는 3,500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중간선인 2~3천원 사이에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 씨는 마늘 가격 하락에 대해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면서 돼지고기 소비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큰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늘의 경우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마늘과 함께 먹는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 경우 마늘소비와 수요가 감소하게 돼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마늘 거래 가격은 몇 년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마늘 수확을 위한 일손은 돈을 주더라도 구하기가 어려워 가격이 갈수록 올라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마늘의 경우 심을 때와 수확할 때, 마늘종 자르기 등 대부분의 작업들이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늘 수확을 위한 장비가 있지만 작천면의 경우 대부분이 논에 마늘을 심기 때문에 장비 사용이 어렵다. 논의 경우 대부분 진흙이 많아 마늘이 심어진 높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장비가 지나가면서 일정 높이고 자르면서 수확을 하는데 잘못할 경우 마늘 알맹이가 잘라져 상품가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작천에서는 마늘 수확을 위해 장비 사용보다는 일손을 투입해 수작업을 해야만 한다.

마늘을 심을때 일꾼 1명당 하루에 8만원을 줘야하고 수확할때는 1인당 10만원 이상을 줘야한다. 그마저도 강진내에서는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 영암, 나주 등 외부지역에 요청해 겨우 대려오고 있다. 수확작업이 늦어져 더워지기 시작하면 1인당 11만원까지 비용이 상승해 갈수록 마늘재배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마 씨는 부인 가오티멘씨와 농사일을 함께하면서 애정이 더욱 돈독해졌다고 말한다. 사실 가오티멘씨가 강진에 처음 왔을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죽산마을 자체가 주변에 가로등도 많지 않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조용하고 밤이면 어두워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대화까지 통하지 않다보니 외로움도 더했다. 하지만 생활하면서 점차 마을에 적응하게 됐고 이제는 한국말과 농사일도 척척 해낸다. 슬하에는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농사일에 바빠서 3~4년에 한 번씩 베트남 고향을 방문해 가족들과 만남의 시간도 갖고 있다.

마경열씨는 “마늘이 최근 몇 년간 가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손 구하기는 어려워 농사일에 어려움이 많지만 가족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면서 이겨내고 있다”며 “힘든 내색하지 않고 옆에서 묵묵히 함께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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