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사업으로 농토 늘었지만 쌀 가치 하락, 풍족했던 갯벌 그리워

지방의회가 출범함에 따라 1990년 하반기에 기존 2층에서 1개 층을 더 올려 3층으로 바뀐 군청 청사의 모습이다.<사진제공=윤순학>
강진만간척사업소는 1989년 11월 20일 강진군 본청내 사무실에 설치됐다. 이후 1998년 9월 1일부터는 건설과 내에 간척TF팀으로 존속됐으며 2004년 10월 31일 완전히 폐지됐다.

당시 사업소에는 행정5급 소장과 행정 6급 관리계장, 토목 6급 공무계장과 직원 4명이 함께 근무했다. 이들은 용지매수와 보상, 용지조성 매각 및 대금징수 업무와 조성농지의 분배 및 일시 이용농지 관리, 각종 공사 설계와 지도감독 등의 업무를 맡았다.

새롭게 사업소가 신설됐지만 군청내에서 근무하겠다는 희망자가 없었다. 이에 군에서는 공모제로 바꿔봤지만 그나마도 응모자가 없어 2년 근무한 자에 한해 기획계장으로 발령내주겠다고 하고 인사를 단행했다.

2년후 군수가 바뀌었지만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이었기 때문에 전임 군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뜻에서 약속대로 기획계장으로 발령을 냈다.

간척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만덕지구와 사내지구 간척사업은 1989년 11월부터 1998년 8월 31일까지 진행됐고 만덕지구는 방조제 3㎞, 매립면적 316㏊, 농지조성 213㏊였으며 사업비는 89년 당시 금액으로 217억6천200만원이 소요됐다.

사내지구는 방조제 3.2㎞, 매립면적 820㏊, 농지조성 400㏊였으며 사업비는 403억 5천6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자됐다.

당시 금액으로는 어마어마한 사업비가 투입됐던 셈이다. 84년 당시 강진군의 1년 예산이  1,410억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예산의 40%가 넘는 금액이 간척사업에 집중 투자됐던 셈이다.

이때만 하더라도 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이 때문에 갯벌보다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더 가치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때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엄청난 면적의 갯벌이 사라져버렸고 간척사업으로 인해 강진만의 물길이 바뀌는 등 강진만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이 됐다.

또 1989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33.4㎏이었고 2018년에는 61㎏으로 급감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시 중앙정부에서는 해양생태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간척사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부가가치를 갖고 있었던 강진만의 갯벌은 사라져버렸다.

갯벌대신 농토가 늘어났지만 세월의 변화속에 저출산 고령화로 갈수록 쌀 소비량은 줄어 오늘날에는 농토보다 갯벌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이런 환경속에서 지역주민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렸다는 표현과 함께 풍요로웠던 강진만 갯벌을 그리워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에서 역간척사업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간척사업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책을 추진함에 있어 행정 수요 판단과 미래예측의 혜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정부수립이후 군단취 조직은 큰 틀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88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기존의 농정정책에서 환경과 사회복지 정책으로 전환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행정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폐지 또는 신설로 군의 조직개편이 본격 시작됐다.

올림픽이 끝나고 1991년에는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중단됐던 지방의회가 30년만에 부활됐다. 그해 3월 26일날 강진군 11개 읍면에서 각 1명씩 군의원을 선출했고 4월 15일 군의회가 개원했다.

이들의 임기는 1991년 4월부터 1995년 4월까지 였다. 이로써 의회사무기구인 의회사무과와 전문위원제가 신설됐다. 1991년 당시 강진군의 인구는 66,414명으로 선거인수 42,441명중 31,156명이 선거에 참여해 73.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진군의회가 개원하기 이전에 군청 건물은 2층 높이였지만 군의회 개원에 따라 1개 층을 더 올려 3층 높이의 건물이 됐다. 1층과 2층은 실과가 위치해 있었고 3층에는 의회사무과와 본회의장 등 오늘날 사무실들이 들어섰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됐던 셈이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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