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건설이후 탐진강 유속 느려져 죽은 뻘 성인 허리높이 퇴적

한 어선위에서 갯벌에서 채취한 꼬막을 분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어민들을 통해 지적됐던 강진만 갯벌의 황폐화가 최근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사실로 나타나면서 강진만 해양 정책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해양수산기술원 강진지원 회의실에서 강진만 패류감소 원인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가 그동안 용역의 과정과 현재 진행상황을 설명하는 진도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장에서 한 연구원은 강진만 갯벌을 포함한 생태환경이 좋지 않아 꼬막종패를 살포하더라도 어민들의 소득원이 될만큼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으로 종패사업 위주 정책보다는 해양환경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노력과 정책,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은 그동안 어민들의 입을 통해 계속 이야기됐던 부분이다. 강진군과 어민들은 일정 비용을 부담하며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매년 종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강진군에서는 군비 2억, 자부담 2억을 포함해 총 4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40㏊에 꼬막종패 사업을 실시했다. 매년 비슷한 수준의 종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물은 몇 년째 얻는게 없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도암면 용산마을에서 44년째 꼬막사업을 하고 있는 김옥태 이장은 누구도 꼬막종패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때부터 일을 해왔던 인물이다.

김 이장은 40여년 전에는 강진만에서 꼬막을 비롯한 패류가 너무나 풍족했기에 굳이 돈을 써가면서 종패사업의 필요성을 알지 못했다. 그냥 바다에 들어가서 손으로 긁기만해도 많은 꼬막들이 올라왔던 때였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는 패류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자연산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황폐화됐다.
 
자원고갈을 막기 위해 강진군과 비용을 함께 투자해 매년 참꼬막과 새꼬막 종패를 살포하고 있다. 김 이장이 살포하는 면적만 약 20㏊정도이다.

매년 참꼬막과 새꼬막을 1억원이상 비용을 투자해 종패를 살포하고 있지만 4~5년 전부터는 이마저도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사실상 살아있는 꼬막을 손으로 셀수 있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전멸했다.

이같은 피해는 최근들어서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올해에는 새꼬막이 어느 정도 생존해 최근 수확을 하고 있어 위안을 삼고 있다.

하지만 새꼬막의 경우에도 보통 2년정도 키워야 상품가치가 높지만 폐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최근에는 1년을 채 키우지 않고 수확해 판매를 하고 있다. 최근 김 이장이 수확하고 있는 것도 지난해 4월 종패를 살포한 것들이다.

특히 참꼬막의 경우는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설연휴를 전후해 수요가 증가하는 참꼬막의 경우 돈을 주고 구입하려고 하더라도 물량이 없어 구하지 못할 정도이다. 김 이장도 올해 참꼬막을 수확하지 못했다.
 
도암과 함께 패류 종패사업을 해왔던 신전 사초리의 경우에도 종패사업을 해도 폐사 때문에 피해가 누적되면서 최근에는 종패사업 자체를 포기해버렸다. 이같은 문제는 강진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전남대 연구진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이장은 가장 큰 원인으로 탐진댐 건설이후 유속이 느려진 것을 꼽는다. 예전에는 비가 와 큰 물이 내려오면 유속이 빨라 죽은 갯벌 등이 물에 씻겨져 내려가 청소역할을 해주었다.

이 때문에 갯벌에 들어가도 발목정도밖에 빠지지 않았지만 댐건설 이후에는 성인남성의 허리높이까지 빠지는 통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가우도에서 남포마을 부근까지는 갯벌이 너무 많이 퇴적돼 있다.

김 이장은 “강진만 갯벌 황폐화는 오래 전부터 어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던 부분으로 이제는 손을 놓고 있으면 강진만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전문가와 연구를 통해 강진만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방법을 논의해 갯벌을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강진군에서는 전남대학교 강진만 패류감소 원인조사 용역이 오는 10월 마무리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후 강진만 갯벌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패류감소 원인을 보고 그 원인에 맞춰 전문가와 지역어민들과 만남을 통해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해결방법도 함께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군관계자는 “2000년경 강진만 해역복원사업을 진행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퇴적층이 쌓이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패류감소 원인조사가 마무리되어야 그에 맞춰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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