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남양주 다산아트홀을 사암아트홀로 이름 변경

다산동을 열수동으로, 행정구역 변경도 추진하다 주춤

남양주시의 다산 초상화(좌측)와 강진의 초상화. 두 지역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초상화도 다르다.
남양주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이다. 다산의 고향 남양주시에서 최근 작은 논란이 있었다. 남양주시가 올들어 ‘정약용 선생에 대한 브랜드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다산’이라는 기존의 브랜드 대신 ‘사암ㆍ열수’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한 것이다.

이에대해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신도시 일대 주민들과 다산 1동, 다산 2동 등 기존에 다산 명칭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자 시측이 유보 입장을 밝혀 상황이 일단락된 듯 하다.

그러나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비롯된 다산의 호를 지우려는 움직임이 남양주시 이곳저곳에서 일고 있어 우리 강진쪽에서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이런저런 관심이 일고 있다.

남양주시와 다산신도시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지난 6일 시청 홈페이지 시정소식에 11월 확대간부회의 당시 논의한 내용을 근거로 향후 중장기적으로 다산1동과 2동을 사암동과 열수동으로 명칭을 변경한다는 내용이 게시됐다.

‘사암(俟菴) 정약용의 도시 남양주’ 제하의 이 게시글에는 사암의 의미(후대에 자신의 뜻이 실천될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사용한 호)와 다산이 포함되는 명칭을 점진적으로 사암으로 변경을 추진하는 등 배경이 담겼다.

시는 특히 다산문화제ㆍ다산유적지는 사암문화제ㆍ사암유적지로, 다산홀ㆍ시청광장은 사암홀ㆍ사암광장으로, 다산1동ㆍ다산2동은 사암동ㆍ열수동으로, 도농역은 사암역 등 중장기적인 명칭 변경 계획이 포함됐다. 시는 10월 초 남양주시의 대표적인 예술공간인 다산아트홀을 사암아트홀로 이름을 바꾼바 있다.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선생의 묘소이다. 비석에 다선 정약용선생의 묘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말 ‘2018 남양주 정약용의 해’ 선포식을 개최하고 ‘남양주는 정약용이다’는 남양주 대표 브랜드를 구축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와함께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해배되어 고향에 돌아온 200주년을 맞아 그가 고향에 돌아와 애용한 ‘사암’이나 ‘열수’를 사용하자는 분위기를 띠웠다.

남양주시쪽에서 다산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여러 가지다. 우선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유적지 생가인 여유당 옆에 세워진 자찬묘지명을 거론하고 있다. 정약용이 회갑을 맞은 1822년(임오년·순조22년)에 직접 쓴 것이다.

내용에는 “이 무덤은 열수(洌水) 정약용의 묘이다. 호는 사암이고 당호는 여유당인데, 겨울 내를 건너고 이웃이 두렵다는 의미를 따서 지었다”고 적혀져 있다.  정약용 선생에게 4대손이 되는 정규영 선생이 1921년에 펴낸 ‘사암선생 연보’에도 정약용 선생이 여러 호 중에서 ‘사암’을 가장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역주자인 송재소 박사가 서문에서 밝힌 것도 큰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선생이 손수 작성한 전집에 ‘여유당집’, ‘열수집’, ‘사암집’ 등의 제호가 있으나 ‘다산집’은 없다는 것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다산은 다산초당이 위치한 거지명(居地名)을 칭하는 것 뿐이었기때문에 남양주시에서 굳이 다산을 사용할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남양주시쪽의 주장은 우리 강진과 묘한 대립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다산’이란 호를 굳이 오늘날에 지우려고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남양주시에서도 보편적으로 다산이란 행정명을 사용하고 있고, 남양주시에 있는 선생의 묘비석에도 ‘다산 정약용선생 지묘’라는 커다란 글씨가 세겨져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사회에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다산이란 호가 바뀜으로서 다산선생에 대한 역사적 의미가 그만큼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남양주시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강진쪽에서도 ‘다산’이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다산이란 호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상황이 어느날 갑자기 바뀔수도 있다는 것이 이번 남양주시의 움직임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다산을 강진의 당연한 자산으로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아 가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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