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전남도의원

가히 살인적인 더위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그만큼 올여름 폭염은 혹독하다. 오죽하면 대통령께서도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장기화되는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대책을 꼼꼼히 챙겨줄 것을 당부했겠는가.

연일 30도를 넘는 고온이 야기하는 토양수분 부족은 고추, 옥수수, 참깨 등 밭작물의 생육부진과 양분 결핍으로 이어져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또한 열기에 민감한 닭, 돼지 등의 가축은 체온상승과 사료섭취 감소로 치명적 상황에 이르고, 복숭아, 포도 등 과일은 강한 직사광선으로 알이 갈라지거나 터져 폐기 처분해야 한다. 농업인도 예외는 아니다. 어지럼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온열질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다.

전남지역의 경우, 닭, 오리, 돼지 등 폐사된 가축만 수십만 마리에 이르러 가축피해액은 수십억 원, 온열환자는 수백 명에 달하며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는 내리지 않고 폭염이 지속되면서 저수율도 크게 떨어져 피해는 더 커지고 있으며 전남뿐 아니라 전국 농가가 초비상이다. 장기화된 폭염과의 전쟁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마다 대책마련에 여념이 없다. 

전남도는 가축폭염피해 예방대책비로 축산 농가를 지원하고 있고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폭염저감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폭염장기화롤 인한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도 한발 늦었다는 긴장감으로 폭염을 비상사태로 보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농작물의 경우 폭염에 따른 토양수분 증발과 저온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와 과수는 관수 실시로 토양 적습을 유지하고 생육부진 시 엽면시비를 실시해야 한다. 폐사축처리기 및 고온스트레스제 보급, 농업현장 기술지원반 파견 등 대응도 신속해야 한다.

농업인들의 안전관리 또한 중요하다. 폭염 속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장 더운 낮 시간대 작업을 중단해야 하며, 휴식시간은 장시간보다 짧게 자주 가져야 한다. 통풍이 잘되는 작업복을 착용하며 시원한 물과 염분을 섭취해 탈수병을 예방해야 한다. 고령농업인 및 만성질환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비상체제로 농업재해대책 기구를 가동하면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농작물과 가축 피해의 최소화와 특히 고령농가와 여성농업인을 비롯한 취약농가에 대해서는 지원을 강화하는 등 총력대응에 나서야 한다.

관계 공무원들도 농촌 현장을 방문하여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피해농가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주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예측불허의 기후변화로 폭염은 매년 되풀이되며 더 가혹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축재해보험 가입비의 도비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준비된 재난은 재난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철저한 사전예방 대책과 초동대처, 기만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유비무환의 자세를 이번 폭염사태에서 다시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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