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아직도 진행중인 강진읍 춘곡소하천 정비사업이 장마철에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폭우로 기룡마을과 덕동, 춘곡 마을은 대부분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곳의 침수피해는 사전에 대비만 했다면 막을 수 있었지만 대비가 부족해 발생한 ‘인재’라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춘곡소하천 정비사업은 말 그대로 작은 하천을 정비하는 소규모 사업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공사를 계속하면서 관광지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 일종의 웃음거리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자 공사 현장의 여러 가지 장애물 때문에 빠져 나가지 못한 물이 주변 논경지를 휩쓸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공사업체가 물이 내려오는 길목에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구조물 양쪽으로 톤백자루에 흙을 담아 물길을 막았다고 한다. 장마 시작을 앞두고 주민들이 많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공사업체측에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현장 물이 잘 내려가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감독기관인 군청은 과연 무엇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소하천정비사업 공사기간이 1년 6개월을 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사고가 터지도록 무슨 조치를 했는지, 무엇보다 관광지로 가는 길목을 저렇게 파헤쳐놓고 장기간 공사를 벌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음표가 꼬리를 물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대로 지방선거 이후 군수교체 시기에 공직사회 기강이 헤이해진 것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민들은 지금 이런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눈여겨 보고 있다. 장마철은 계속된다. 이런 일이 또 벌어지면 주민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공사를 빨리 마무리해야할 것이고,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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