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찐 올 여름... 고추맛이 제대로 들었다

군동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 수확한창  
절임배추 계약구매 고객에게 할인판매

고추가격 지나치게 높은 것은 장기적으로 손해
한근 1만원선 유지할 수 있는 거래체계 만들어야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 회원들이 건조중인 고추를 봉지에 담기 위해 한 곳에 모으고 있다.
“고추를 강진의 농특산물로 육성해야”

고추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올여름 유난히 뜨거웠던 태양은 고추밭을 붉게 물들였다. 그 안에 고추재배 농민들의 땀이 서려있다. 가뭄이 한창일 때 물을 수없이 뿌려 주었다.

수확기에 접어들 때가 7월 말이었다. 7월말은 무더위가 최고 정점을 기록할 때다. 농민들의 얼굴은 붉게 타다 못해 붉은색으로 고추를 닮아갔다.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김강민 대표를 비롯한 6명의 조합원들은 올 1월 군동 호계리 비닐하우스에 20만주의 고추모종을 재배했다. 17만주를 팔고 3만주를 6천여평의 밭에 심어 직접 키웠다. 지난달 25일부터 수확에 들어갔다. 폭염속에 고추가 잘 익었다.

고추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나쁘지 않게 형성되고 있어서 큰 다행이다. 올 여름은 더웠지만 고추농사에는 더 없이 좋은 계절이였다.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은 올해 6천여평의 밭에서 1만근의 고추를 수확할 예정이다. 1만근이면 1억7천만원 정도 되는 수입이 된다. 이것저것 제해도 쌀 농사보다 훨씬 좋은 수입이다. 노동력이 쌀 농사 보다 몇 배 들어가는게 험이지만 수입면에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농업작물이다.

김강민 대표는 강진이 고추를 특산물로 개발해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기후조건으로 봤을 때 강진만큼 적지가 없다. 고추 주산지로 알려진 충북 음성이나 해남등지는 너무 오랫동안 고추를 재배했기 때문에 매년 연작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강진은 이제 막 고추농사가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지역특산물로 육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침 날씨도 제격이여서 요즘처럼 고추수확기에 강진에는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 폭우는 중부지방에 집중되고 있다. 이런 날씨는 고추가 익어가고, 익은 고추를 수확하기에 적당한 날씨다.

사실 강진은 농업특산물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쌀은 전국에서 유명한 생산지가 많고, 배나 단감도 강진농특산물이란 호칭을 받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최근 콩이 강진의 특산물로 부각되고 있으나 이 또한 강진의 대표농특산물로 표기하기에는 채워야할 공간이 많다.    

한 농가가 2천주를 심으면 1천2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2천주를 심는 농경지 면적은 600평이면 된다. 2천주 정도는 2명이면 충분히 재배와 관리, 수확이 가능하다. 벼농사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높은 작목이다.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은 또 고추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도 농민들에게 손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추자립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산 고추가격이 한근에 2만2천원까지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산이 많이 들어와 유통됐고, 결국 국내산 소비가 줄어들어 농민들의 소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매년 고추가격이 들쭉날쭉 한 것은 이러한 생산과 판매 시스템 때문이였다.

그래서 올해 건고추 한근에 1만5천원~1만7천원까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농민들에게 이익이 없다고 규정했다. 더 싸야 소비자들이 고춧가루를 많이먹고, 농민들이 고추를 재배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은 계약재배에 의해 한근에 1만원을 고정시키자고 제의했다. 사전에 계약재배를 해서 고추가 풍년이든 흉년이든 1만원에 거래하자는 것이다.

1만원 정도면 생산비와 일정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 가격대가 농민들과 소비자들에게 모두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은 단순히 고추를 수확해 판매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절임배추를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절임배추 소비자들에게 건고추나 고춧가루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11월에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고추를 시중가격 보다 10% 저렴하게 판매해서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일석이조의 이익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결국 함께 살아가자는 시스템입니다. 소비자는 좋은 절임배추를 구입하면서 고추를 싸게 구입해서 좋고, 농민들 역시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은 구조입니다.”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의 농업공생구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부터 농민들에게 무료로 배추모종을 나눠주고, 이를 재배해서 키울 경우 100% 수매를 보장하는 것이다.

수매한 배추는 자체 운영하고 있는 절임배추공장에서 가공해 이를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영농조합은 군동을 중심으로 한 강진관내 원하는 농민들에게 10만주의 모종을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현재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 양묘장에는 농민들에게 나눠줄 모종이 튼실하게 커가고 있다. 농민들에게 나눠줄 모종의 가격만 500만원대에 이른다. 농민들이 키운 배추를 100% 매입해 주는데는 6천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다시 재가공해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고추를 1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과, 영농조합, 소비자가 모두 윈윈하는 종합적인 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강민 대표는 “고추를 고추에서 끝내는게 아니라 절임배추와 연계시기고, 다시 절임배추를 농민들과 계약재배로 연결시키면 거대한 생산고리가 형성된다”며 “이같은 구조만이 농업의 만성적인 문제인 가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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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추 고르는 법

색깔이 선홍색으로 밝고 고추를 흔들었을 때 씨앗소리가 딸랑거리는 것이 좋다. 태양초의 경우 꼭지가 황색으로 탈색된 것을 보고 구별하지만 순수 100% 태양에 건조하였을 경우에는 꼭지 중 햇빛을 보지 않은 부분은 연녹색으로 남아 있다. 화건초를 고를때에는 꼭지가 진녹색으로 건조된 것이 좋다. 고추에 윤기가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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