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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동 별서정원을 가다“동백꽃, 백운동 계곡 물길 돌아가면 보이더라”
오기안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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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2  11: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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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안운마을, 안운제 지나 백운동정원 도착 코스…
저수지와 계곡 등 벚꽃, 동백꽃과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


   
성전 안운마을을 지나면 보이는 안운저수지의 모습.
물과 바위, 나무들 속삭임 있는 비밀의 정원

성전 안운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늘 가던 방향이 아닌 마을 아래 저수지로 걸음을 뗐다. 넝쿨을 이고 있는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에 ‘백운초당화실’ 이정표가 있어 새롭다.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 길을 트니 보였다.

동행하는 이와 함께 화사한 산 벚꽃의 풍취와 드문드문 돌 담 아래로 몸을 던진 동백꽃들을 바라보며 걸었다. 아래로 향하니 걸음이 가볍다. 한참 걷다보니 눈 앞에 나타난 안운저수지, 이 역시 처음이다. 물결이 언뜻 일렁이고 홍 벚꽃이 발그레 웃었다.

저수지로 흐르는 백운계곡을 따라 야트막한 길로 올라섰다. 고개 들어 보니 월출산 옥판봉이 멀리 기세를 뽐내고 있다. 올해 봄 가뭄은 없다며 내린 빗물이 제법 물길을 만들었다. 물과 바위, 봄꽃이 서로 뒤질세라 계곡에 접어든 이들을 반겼다. 탐방객들은 본의 아니게 답례로 그 품에 안겼다.

   
백운동정원 길목에 계곡물과 함께 동백꽃이 떨어져 있다.
울울울~, 바위 사이를 돌아 내려오는 백운계곡의 물소리다. 이끼 낀 바위 위에는 계곡을 뒤덮은 동백나무에서 떨어진 동백꽃이 한 자리에 모여 재잘거렸다.

백운동 별서정원을 눈 위에 두고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 간벌과 정비로 정갈하다. 바위에 둥지를 튼 동백나무가 크고 두껍다. 바위와 동백나무가 백운동 별서정원 남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최근 한옥으로 복원된 백운동정원 안채의 모습.
200년전 다산이 이 곳을 둘러봤을 것을 가늠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더 걸었다. ‘턱을 괸 멧돼지 바위’가 보였다. 나이 어린 동백나무가 두 갈래로 뻗어 나가 바위의 앞 머리에 진을 치고 있다. 백운동 인근을 어슬렁거리던 멧돼지가 오도 가도 못하게 생겼다.

이제는 백운동 정원 들머리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부 탐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백운동을 지키는  ‘금두꺼비 바위’를 다시 한 번 봤다. 언제 봐도 그 모습 그대로다. 시커먼 등과 회색 빛깔의 배가 영락없다. 금두꺼비는 곧 뛰어오를 기세지만 나이 꽉 찬 동백나무가 이를 가로 막고 ‘백운동은 네가 지켜야지’하며 입장을 분명히 하는듯 하다. 금두꺼비는 백운동의 수호신이었던 것.

   
백운동정원 입구에 두꺼비바위가 서 있다.
백운동 정원은 복원이 한창인 까닭에 인부들과 장비들이 집 안에 가득했다. 다산의 흔적이 깃든 백운동 정원과 계곡 생태탐방로는 오래된 나무에 대한 외과수술 및 가지 정리, 대나무 간벌 등 지속적인 정비를 통해 보다 완벽하게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까지 국비 포함 89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생태공원과 12경을 복원하고 백운동 전시관, 관련 시설을 만든다.

다산이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백운동 정원

때는 1812년. 다산 선생이 초의선사를 비롯한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오르고 백운동에 들렀다. 절경에 반했다. 하룻밤을 묵은 후 백운동의 풍광을 시로 쓰고 그림으로 그린 시첩이 ‘백운첩’이다.

   
안운저수지 옆에 있는 정자 너머에 옥판봉이 보인다.
시첩은 백운동도와 서시, 백운동 12경, 발문, 다산초당도 순서로 구성돼 있다. 다산과 초의선사, 다산의 제자 윤동이 각각 8수, 3수, 1수로 백운동 12경을 읊었다.

다산이 읊었던 백운동 12경은 ‘옥판봉’(월출산 구정봉의 서남쪽 봉우리의 이름), ‘산다경’(별서정원에 들어가는 동백나무 숲의 작은 길), ‘백매오’(바위언덕 위에 심어둔 백그루의 홍매), ‘홍옥폭’(단풍나무 빛이 비친 폭포의 홍옥같은 물방울), ‘유상곡수’(잔을 띄워 보낼 수 있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 ‘창하벽’(붉은색의 글자가 있는 푸른빛 절벽), ‘정유강’(용 비늘처럼 생긴 붉은 소나무가 있는 언덕), ‘모란체’(모란이 심어져 있는 돌계단의 화단), ‘취미선방’(산허리에 있는 꾸밈없고 고즈넉한 작은 방), ‘풍단’(창하벽 위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심어진 단), ‘정선대’(신선이 머물렀다는 옥판봉이 보이는 창하벽 위의 정자), ‘운당원’(별서 뒤편 늠름하게 하늘로 솟은 왕대나무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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