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강진군 주민복지실

자살은 남의 일로,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 하는 일로 치부해버리고 무시하면서 지내는 가볍고 냉정한 사회분위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살이라는 문제를 외면한 결과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2년째 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자살률은 ’85년 10만 명당 17.1명에서 ’13년 12.0명,  ’15년 12.1명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85년 11.2명에서 ’13년 28.7명으로 자살률이 10명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현재의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지난 1월 2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현재의 10만 명당 25.6명의 자살률을 2022년 자살률 17명까지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5년간(’12년~’16년) 발생한 자살사망자 7만 명의 전수조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자살문제에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둘째로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100만 명 양성, 우울증 검진 및 사회보장서비스 제공기관 간 연계 강화 등을 통한 전사회적 네트워크 구축하여 자살위기 대상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다. 셋째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확충과 정신건강사례관리시스템 구축, 자살 위험요인 제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살위험을 제거한다. 넷째로 유명연예인 자살로 자살위험이 높은 대상, 실직자 등 대상자별 자살예방을 추진한다.

정부의 계획대로 국가 차원의 관리가 진행된다면 문제는 해결될까? 언제나 그렇듯 변화의 주체인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 그리고 작은 실천이 동반되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계획도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 개개인과 지역사회 차원에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먼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살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 필요하다.

자살은 특정 연령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 연령대에 걸친 문제이다. 자살 시도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청소년 시기이며, 치명적인 자살율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하여 70대 이상의 자살율이 20대 자살율에 4배에 달한다.

자살의 인구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 군을 돌아보면 강진의 경우 2017년 9월말 기준 노인 인구 비율 31.7%로 높다는 점에서 자살위험군 또한 타시군구에 비해 많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마을 단위에 공동체가 아직 살아있지만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경우 본인 스스로 왕래가 어려워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사소한 안부 인사가 자살을 예방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 지역사회 리더들의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교육이 필요하다. 게이트키퍼란 미국 보건복지부 국가자살예방 전략보고서의 정의에 의하면 지역사회구성원으로서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을 대면하게 되는 사람으로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증후가 있을 경우 이를 발견하고 적절한 전문적 서비스를 받도록 연결해줄 수 있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다.

강진군에서는 마을 이장님, 부녀회장님 등 지역사회에 많은 인간관계 연결고리를 가지는 리더들이 교육을 받고 생명지킴이로서 활동을 한다면 자살문제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 지역 강진으로 변화할 수 것이다.

끝으로 우리 국민들 모두가 어려운 이웃이 있을 때 이들이 상담할 수 있는 24시간 보건복지 콜센터인 129를 기억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여유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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