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문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 핵심활동이다

<보기1>
(가) ①불평등이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분배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②특히 임금 격차가 급속하게 확대된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가계소득 중에서 임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95%고, 이자와 배당과 같은 재산소득은 0.3%에 불과하다.
 
따라서 불평등의 가장 주된 요인은 재산소득이 아니라 임금소득이다. 임금소득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임금 상위 10%와 하위 10%의 비율은 1997년 3.7에서 15년 만인 2012년에는 4.7로 높아져서 OECD 국가 중에서 네 번째로 임금 불평등이 심한 나라가 되었다.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 임시고용 노동자의 비율도 세 번째로 높아서 고용 불안이 극심한 나라다.

(나) ①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에서 불평등이 심해진 이유의 하나는 제조업이 줄어들고, 저숙련-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서비스업이 증가한 것이다. ②그러나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줄어들지 않았고, 최근에는 오히려 늘어났다. 저임금 노동자가 집중된다는 서비스업 비중도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으니 서비스업 탓도 아니다. ③성장률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고, ④제조업 공동화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도 불평등이 악화되고, 저임금 노동자가 늘어나며, 고용 불안이 심화된 것은 산업구조 때문이 아니라 분배체계 자체가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중앙 2015.3.19>

(가)문단 ①불평등이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의견, 주장) 이유는 분배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유). 한국은 불평등 위험 수준 국가다라는 주장과 그 이유(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로 이루어진 논증구조다.  ②분배문제 중 임금 격차가 급속하게 확대된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이후로 임금 격차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나)문단에서도 ④불평등의 문제는 분배체계 자체가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이다는 이유를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①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의 불평등 이유는 제조업 감소와 서비스업 증가였다. 이와달리 ②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오히려 늘고 서비스업 비중도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 그러므로 한국의 불평등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탓이 아니다. ③성장률도 높고, 제조업 공동화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 ④따라서 한국의 불평 심화현상은 산업구조 때문이 아니라 분배체계 자체가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비교사례를 통해 ④의 결론을 이끌어냈다.

<보기2>
설탕 섭취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주장). 왜냐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이유). 체내에 흡수되어 혈액 속에 들어간 설탕은 췌장에 영향을 주어 과다한 인슐린을 분비케 한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당을 에너지로 바꾸어 혈액의 혈당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 이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신체의 에너지가 필요할 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되어 복잡한 성인병을 유발한다. 설탕은 칼로리뿐이므로 과다 섭취하게 되면 체중이 증가되고, 치아 표면에 박테리아의 증식을 불러일으켜 충치나 치주염을 앓게 된다(예시).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설탕 섭취량을 줄이자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이유중 어떤 경로로 질병을 일으키는지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해질 수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예시로 이유를 설명했다. 설탕 섭취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설탕이 일으키는 다양한 질병 실태를 사실 근거로 해서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질병을 어떻게 유발하는지에 대해 예를 들어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사실, 의견, 이유, 예시> 논증구조는 추상화된 사실 의견을 제시했을 경우 이유를 들고 사실의견의 전제가 되었던 구체적인 객관적 사실을 뒷받침하는 형태를 취한다. 사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상화된 사실의견을 밝히고 이유를 추가했다면 굳이 사례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 결국 근거란 추상적 사실(이유)과 구체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논술문은 주장과 근거를 담고 있는 특수한 서술구조를 지닌 글이다. 이는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한 구조이므로 근거 제시가 생명이다.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주장을 이치에 맞게 펼쳐 나가는게 중요하다. 주장과 근거를 뼈대로 이루어진 논증이 얼마나 조리있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논술문 성패가 갈린다.

논술문의 핵심은 ‘합당한 근거’다. 근거가 없다면 논술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타당한 근거를 찾아내는 작업이 주된 과정이다. “신문은 논술 교과서다”라는 주장을 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왜 그런가하는 이유를 대는 과정이다.

이럴 경우 배경 지식이 풍부하다. 대표적인 논술문인 사설이나 컬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는 타당한 것이어야 한다. 신문에는 다양한 정보가 풍부하고 베테랑 간부급 언론인들이 쓰는 사설이 들어있으므로 교과서라고 할만하다.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논술문은 타당한 근거찾는 것이 핵심활동임을 새겨두어야 한다.

논술문을 효과적으로 펼치기위해서는 몇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논술법이라 부른다. 추론, 명제, 입증이 그것이다. 명제와 입증은 논술입문분야에서 이미 다루었다. 이번에는 추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논리학에서는 근거를 전제라고 부른다. 또 그런 전제를 조건으로 펼치는 주장을 결론이라고 일컫는다. 이를 도식화하면 전제=근거, 결론=주장이다. 전제를 제시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추론이라 한다. 추론이란 전제를 앞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논리적 사고 형식이다.

추론 방식은 연역법과 귀납법이 흔히 쓰인다. 연역법은 일반적인 명제를 전제로 해서 구체적인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내는 추론 방식이다. 반면 귀납법은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실, 사례로부터 일반적인 결론을 얻어내는 추론형식이다. 연역 추론은 입증 성격이고 귀납법은 설명 형식이다.

귀납법은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실에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추론이다. 여러 사례를 들고 그것의 공통 성격을 찾아내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하는 형식이다. 어떤 통계 수치를 인용해서 앞으로의 예측되는 상황을 추리하고 여러 결과를 놓고 원인들을 추리해보기도 한다. 또는  유사한 성격을 대비시켜 다른 현상이나 대상의  성격을 유추하는 경우들이 귀납적 추론에 포함된다.

귀납법은 논술문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그게 귀납법이구나 하고 인식하지못할 뿐이다. 예를들어 사람들은 여러 술꾼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모두 인간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례를 종합해서 애주가들은 사람이 좋아라고 흔히 말하곤한다.
 
이러한 언어구사 형식이 귀납법에 속한다. 귀납법은 새롭게 알고 싶어하는 대상에 대한 지식의 확장에 주로 쓰인다. 논술문에서 쓰이는 비교나 대조, 예시, 인용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귀납법에는 일반화, 유비추론(유추), 통계, 인과등이 있다.

일반화 추론은 개별적인 특수 사실에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경험적 사실들이나 통계적 자료등 객관적 사실이나 보편적 지식 등으로 구성된 전제들(개별적 특수사실)에서 공통점을 추출하여 일반적인 사실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귀납 논증은 경험한 세계를 바탕으로 하여 아직 모르는,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추측하거나 설명하는 지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이를 설명적 논증이라고 부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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