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곤/강진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얼마 전 한 외국인 친구가 우리나라에 오기 전에 “한국 관련 서적을 보면 한국은 옛날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불리지 않았냐.”라며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당황스러웠었다.

전부터 대체로 외국인은 ‘대한민국’하면 ‘예의 바른 나라’라고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나 나이 든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는 뒤돌아 마신다든지, 웃어른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든지,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이런 모습을 보기가 그리 흔치는 않다.

지하철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힘겹게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데 그 앞에서 태연히 앉아 있는 젊은이들, 버스를 타자마자 빈자리로 먼저 달려가 앉는 어린 학생들, 심지어 장애인석이나 임산부석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앉아 있는 사람들, 공공도서관에서는 나중에 올 친구를 위해 빈자리에 책을 올려놓는 등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면 씁쓸하다.

예전에 우리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양보와 봉사 등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듣고 자랐다. 이런 문화를 외국인들은 부러워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물론 지금 이런 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지 점점 보기가 힘들어지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아쉽다.

사회는 경제와 정치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도 민주화를 거치면서 사회적 환경이 변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예의바른 나라’라는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선 새로운 시민교육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그리고 여러 사회 공동체가 활발히 참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참여한 민주시민교육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1976년 교육자와 정치가 등이 소도시 보이텔스바흐에 모여 교육지침을 정립했다.
 
이 보이텔스바흐협약은 강압적인 교화교육이나 주입식 교육을 금지할 것, 수업시간에도 실제와 같은 논쟁적 상황을 드러낼 것, 학생 자신의 정치적 상황과 이해관계를 고려한 실천능력을 기를 것 등 세 가지 원칙으로 하고 있다.

민주시민 교육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덕목도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가치고 있고 존중을 받고 윤리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를 타고 태어 났다는 존엄성,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는 배려심,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준법정신과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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