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충북 음성의 한 육용 오리 농장에서 검출됐다. 추위가 꺾이고 봄의 문턱에 들어선 시기 발생한 AI라 관심도 여느때와 다르다.

방역당국은 겨울에 극성을 부리는 AI의 특성과 달리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 동시다발로 발생하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I는 봄철과 초여름까지 발생하고 있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AI가 발생한다는 통념을 뒤집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봄철 AI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짐작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월동을 끝낸 철새의 북상, 겨울철에 쌓아 둔 닭 분뇨의 반출 등을 원인으로 추측할 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효과 없는 가축 질병용 ‘맹탕 소독약’ 유통을 막기 위해 효력 검증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효력이 미흡한 소독약은 즉각 허가를 취소하는 등 행정 처분 강화에 나섰다. 지난 2016년 겨울 발생한 AI 방역 과정에서 드러난 소독제 효력 논란에 따른 조치다. 방역의 기본은 소독이다. 정부의 조치는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3, 4월은 철새의 북상 시기다. 철새를 통한 AI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도 요구된다. AI는 이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겨울철에 비해 기온이 높은 봄·여름철에 발생 빈도가 낮지만 방심하면 안된다. 지난해 겨울 가금류 수천만 마리가 살처분된 것에 비하면 올해 큰 고비는 넘겼다고 할 수 있다.

축사 안팎에 대한 철저한 소독 등 선제적인 방역 조치만으로도 AI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당국은 AI의 상시적 발생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겨울철 중심으로 짜여진 AI 예찰 및 방역 매뉴얼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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